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의 전역 예정일을 맞아 군인권센터가 추모 메시지를 발표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6일 성명을 내고 "오늘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의 전역 예정일"이라며 "오늘 전역하는 다른 동기들처럼, 내일에 대한 기대를 가득 품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곁으로 돌아왔어야 하는 날이다. 그러나 채상병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사건 발생으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나 전역일에 이르도록 채상병이 돌아올 수 없었던 이유는 아무것도 규명되지 않았다"며 "대신 대통령의 수사외압과 진상규명을 방해하기 위한 끝없는 공작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19일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아예 회의에 불참한 여당은 통과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거부권을 휘두르며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윤석열 정권은 채상병을 떠나보낼 수조차 없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채상병 어머니는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누리집을 통해 '그립고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공개했다. 어머니는 편지에서 "1292기수 1012명 중 아들만 엄마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돼 목이 멘다"며 "다른 동기들이 다 누리는 작은 기쁨마저 우리는 누릴 수 없어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헤아릴 수 없는 슬픔 앞에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오늘 가장 아픈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계실 유가족들께 위로와 연대의 뜻을 전한다. 진실을 향해 노력해 온 많은 이들의 마음이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한편 채상병 전역일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이날 오전 9시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병대 1292기 동기들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채상병에게 쓰는 편지' 행사를 진행한다.
같은날 오후 3시에는 채상병 묘역이 있는 대전 현충원을 방문해 추모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