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더라면 오늘 전역' 채상병…포항‧대전서 추모행사

류영주 기자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숨진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의 해병 1292기 동기들이 26일 전역한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채상병 역시 사고로 숨지지 않았다면 군 복무를 마치고 동기들과 함께 전역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며 이날 포항역과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대전 현충원 등에서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예비역 연대 측은 오전 9시 포항역과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 집결해 전역식을 마치고 나오는 해병 1292기 동기들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채상병에게 쓰는 편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 3시에는 채상병 묘역이 있는 대전 현충원을 방문해 추모 행사를 이어간다.

채상병 모친은 채상병 동기들의 전역을 하루 앞둔 25일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를 통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너무나 보고 싶은 아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채상병 모친은 "안전장비 준비가 안 돼 있으면 투입지시를 하지 말았어야지 왜 구멍조끼 미착용한 상태로 투입 지시를 했는지"라며 "왜 해병대는 강행해 아들이 돌아올 수 없게 되었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이 도저히 용서를 할 수도 없고, 용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입대하던 날이 기억난다"며 "포항 시내 거리마다 온통 벚꽃이 만개하여 너무나 예뻐서 몇 번이나 아들과 환호성을 지르던 입대 날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회상했다.

채상병 모친은 "매번 아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백번하며 지낸다"며 "힘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에 진실이 밝혀지길 꼭 지켜봐줘. 그것만이 엄마가 살아갈 수 있고,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 시간 동안 자기 본분을 다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 것"이라며 "하늘에서 못다 한 꿈을 마음껏 펼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정훈 대령. 연합뉴스

한편, 채상병 동기들 전역을 하루 앞두고 이날 열린 '박정훈 대령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사건 8차 공판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의 회신이 도착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른바 'VIP 격노설' 관련해 답변하지 않았단 사실이 드러났다.

박 대령 변호인 측이 앞서 7차 공판에서 VIP 격노설에 대해 사실 조회를 신청했지만, 지난 24일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귀 법원에서 사실 조회를 의뢰한 사항들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으로 응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