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외무성 담화 동시발표…美대선 앞둔 도발 명분쌓나?

北 노동신문, 김여정·외무성대변인 담화 3면 함께 게재
김정은 9.9절 연설 후 우라늄 시설 등 도발 및 담화 증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장 중앙위 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미 핵추진잠수함 버몬트함의 부산입항에 대한 정찰능력을 과시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동시에 최근 한반도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한 쿼드 4개국 정상 공동성명을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이날 미국을 향한 두 담화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3면에 함께 게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평화와 안정유지'의 간판은 미국의 진영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즉 쿼드 정상들이 최근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을 거론하며 "우리 국가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주권적 권리 행사를 중상모독하면서 집단적인 대조선 압박분위기를 고취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번에 조작 발표된 공동성명은 쿼드가 미국의 일극지배전략실현에 복무하는 정치 외교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의 자주권과 발전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면서 가장 적대적인 대결기도를 노골화한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쿼드의 존재명분과 기본주제가 미국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수립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특히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쿼드를 사실상의 국제적인 '해상경찰기구'로 만들어 버린 것은 상기실체가 철두철미 워싱턴의 인디아태평양전략의 부속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진영대결정책은 세계의 평화와 안전보장에 가장 심각한 위협을 조성하는 유해로운 근원"이라며 앞으로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그 어떤 적대행위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질서수립을 위한 책임적인 노력을 계속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쿼드 4개국 정상들은 지난 21일 공동으로 채택한 '월밍턴 선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핵무기 추구를 규탄 한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북한정권수립기념일 연설에서 핵무기 수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강조한 뒤 바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고 초대형 전술탄도미사일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이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결과 대화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김여정 부부장과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동시에 발표한 것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도발의 명분을 쌓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담화는 대미 고강도 도발을 위한 명분을 축적하는 의도"라면서 "미국 정권 교체기 북한 자신들의 존재감과 차기 미 행정부와의 핵군축협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고강도 도발이 예상되고, 여기에는 7차 핵실험과 개량형 ICBM 발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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