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마트에서 배춧값이 2만원을 돌파한 가운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배추 소매가격을 절반도 안 되는 9천원대로 집계해 그 차이를 두고 의구심이 일고 있다.
24일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추 가격이 계속 올라간다', '한 망(세 포기)에 6만원씩 받더니 이젠 그것도 구하기 힘들다'는 제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시중 마트에서 배추가 한 포기에 2만 2천원에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aT에서 제공하는 농수산품 가격정보에 따르면 23일 기준 배추 세 포기는 4만 1500원, 한 포기는 9321원으로 집계된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차이가 크다.
이에 대해 aT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전국에서 소매로 유통되는 배춧값을 통계 내 산출한 값이기 때문에 지역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춧값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의 할인도 적용되고 있고, 대형마트에서 할인 행사를 통해 내려간 값도 통계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대형마트 본사 직영점은 별도의 물류센터를 두고 있어 산지에서 물량을 확보해 싼 값에 판매한다. 실제 서울 서초동의 한 대형마트는 배추를 한 포기에 8720원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T가 제공한 값에 따르면 23일 기준 배춧값은 전년 대비 50.5% 상승한 수치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29.2% 높은 수준이다. 이번 달 추석 연휴 직전인 12일 배춧값과 비교해도 16.1% 상승했다.
배춧값 강세는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폭염과 7월에 잦았던 비 등으로 작황이 부진해 발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생산량은 34만 톤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저장해둔 봄배추와 여름배추가 바닥을 보이며 가을배추의 생산량이 앞으로의 배춧값을 결정하게 됐다. 가을배추 재배의 경우 이달까지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켜볼 여지가 남아 있다. 농식품부는 가을배추 재배의향면적이 전·평년보다 각각 약 2%, 4%씩 감소한 1만 2870헥타르로 전망했지만, 배춧값 강세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가을배추 출하 전까지 배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중국산 배추 수입에 나섰다. 그동안 가공업체나 외식업체 중심으로 유통됐던 중국산 배추를 일반 소비자들도 일반 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박순연 유통소비정책관은 "27일에 초도물량 16톤을 수입하고, 다음 주에 조금 들어올 것"이라며 "중국도 고온으로 배추 작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공급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24일 말했다.
또한 '2만 원짜리 배추'는 특수한 사례일 뿐이라고 설명하며 "품질과 판매처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