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 전권 위임' 이임생 이사, 국회의원 호통에 "배워가는 과정"

이임생 이사. 연합뉴스

축구 대표팀 선임 절차의 전권을 위임받은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를 향한 지적이 쏟아졌다. 이임생 이사는 국회의원들의 추궁에 "배워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발언했다.

이임생 이사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섰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협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대표팀 감독 등 축구협회 핵심 인사들도 참석했다.

문체위원들은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논란과 관련한 질의를 이어갔다. 특히 홍 감독의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대표팀 감독직을 부탁했다는 이임생 이사도 여러 질문을 받아야 했다.

이임생 이사는 지난 6월 말 갑자기 사퇴한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을 대신해 감독 선임 절차를 책임졌다. 당시 후보로는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등 외국인 감독 2명과 홍 감독이 올랐다.

결국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하지만 두 외국인 후보자와 달리, 홍 감독은 면접과 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선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임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임생 이사는 7월 홍 감독 선임 이유에 대해 "협회 철학과 게임 모델을 고려했을 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전술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감독 후보를 선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유럽에서 2명의 감독을 만났다. 롱볼을 추구했고, 강한 전방 압박을 추구하는 감독들이다"라며 "'과연 이게 한국 축구, 우리 선수들한테 맞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이임생 이사를 향해 "포옛, 바그너 면담 후에 홍 감독 면담을 진행했다고 했는데, 면접의 내용은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이임생 이사는 "주로 포옛과 바그너 감독의 축구 철학이었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을 맡아줘야 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냐"고 질문했다. 또 "감독직 제안이었던 거냐, 면담이었냐"고 따졌다. 이임생 이사는 "면담을 하기 위해서 홍 감독님께 부탁을 했다. 면담이 끝난 후에는 이분이 한국 축구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어서 제가 요청을 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이 "그게 면접이냐, 면접에서 왜 홍 감독이 감독을 맡아야 하는지를 수차례 말했냐"고 지적했고 이임생 이사는 "이것도 제가 배워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조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배워가는 과정이냐. 변명이 될 거라고 생각하냐"고 호통쳤다.

왼쪽부터 홍명보 감독, 정몽규 회장, 이임생 이사. 윤창원 기자

또 이임생 이사가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은 것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제기됐다.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이임생 이사가 위임받은 부분도 불법이고, 그 불법의 토대 위에서 서류 제출도 안 하고 사전 면접도 안 하고 설득을 한 홍 감독이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거 불법인가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강유정 의원은 "홍 감독 선임 이후 열린 이사회 안건, 결정 사안 어디에도 이 이사에게 전력강화위 업무 일부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결의가 서류로 남아있다는 정 회장의 말은) 위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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