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드민턴 회장 사퇴? 특정 기득권 세력 잘못된 주장" 양분된 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 연합뉴스

파리올림픽에서 이른바 안세영(삼성생명)의 작심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갈등에 휩싸였다. 김택규 회장을 비롯해 현 집행부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으로 이사진이 나뉜 모양새다.

서울과 부산, 대구, 울산, 인천 등 16개 협회장은 23일 '대한배드민턴협회 시·도 배드민턴협회 및 전국 연맹체 회장단 성명서'를 냈다. 전날 14명 이사들이 김 회장과 김종웅 전무, 박계옥 감사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대응이다.

이들은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안세영과 김원호, 정나은 등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이 전해준 깊은 감동을 동호인을 비롯한 모든 배드민턴인들은 기억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사실로 확인 되지 않은 수많은 억측과 의혹만으로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과 전문 체육 선수들, 협회, 전국 연맹체 임직원 외 17개 시․도 관계자, 동호인들 모두가 상처받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안세영은 올림픽 당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뒤 협회, 대표팀의 운영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또 협회가 대표팀 전체를 공식 후원사로 묶지 말고 개인 후원을 풀어달라는 뜻도 밝혔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안세영. 2024.8.5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O 황진환 기자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 10일 중간 브리핑에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가대표 자격 제한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김 회장의 횡령 및 배임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협회 일부 이사들은 22일 김 회장 등 현 집행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14명의 이사들이 회장, 전무, 감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하루 만에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16개 시·도 및 연맹체 회장들은 "현 상태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잘못된 제도와 규정을 개정하는 데 적극적인 의견을 전하고 잘못된 구조적 악습 또한 냉정하게 바라보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힘을 합쳐 협회의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일부 협회 부회장과 이사들의 입장문 발표와 사퇴 촉구는 특정 기득권 세력 보호를 위한 잘못된 행동이며 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나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국가대표 선수단이 하루 빨리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훈련에 임하고 협회가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성의와 노력을 무시하는 행동을 멈추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현안 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김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마무리되는 가운데 배드민턴의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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