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남고파, 아이 러브 마이 잡"[현장EN:]

샤이니 키가 미니 3집 '플레저 숍' 기자간담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어릴 때부터 다른 가수 음원과 CD 사는 거 너무 좋아했고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꽂혀있고, 너무 좋아하는 것을 실제로 저는 소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앨범을 낼 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적어도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은 이 앨범을 기다리면서 즐거움이 배로 커야 한다는 데서 시작한 거예요. 제가 그렇게 하는 방식이 다른 K팝 팬분들이 봤을 때 '저거 되게 재밌다'라고 번지면 너무 좋은 일인 거고, 그렇게 시작한 거였어요. 그냥 저는 진짜 제 거를 좋아하는 분들이 티징 기간에 재밌고 흥미로웠으면 좋겠고 그분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그렇게 느껴서 매번 준비를 탄탄하게 하려고 한 거 같아요."

그룹 샤이니의 '만능열쇠' 키가 1년 만에 새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세 번째 미니앨범 '플레저 숍'(Pleasure Shop)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하우스 장르의 6곡으로 채운 앨범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곡 수집부터 작사, 앨범의 패키징 등 다양한 부분에 키의 생각과 손길이 닿았다. 생일날에 컴백하게 된 키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앨범 이야기를 나눴다. MC는 '놀라운 토요일'에 함께 출연 중인 '절친'이자 가수인 한해가 봤다.

동명의 타이틀곡 '플레저 숍'을 비롯해 '오버띵크'(Overthink) '아이 노우'(I know) '노바케인'(Novacaine) '고잉 업'(Going Up) '골든'(Golden)까지 전 곡이 하우스 장르다. 키가 속한 샤이니(SHINee)는 2015년 '뷰'(View)를 통해 당시만 해도 대중적이지는 않았던 딥 하우스 장르를 선보인 바 있다.

키는 "하우스 장르가 저희한테 오리지널리티가 있다고 할 순 없지만, 사실 그때는 메이저에서 하우스라는 장르가 많이 쓰이진 않았다"라며 "요즘 심심찮게 보이는 걸 보면서 팀으로서 했던 거고, 저게 나에게 있었던 정체성이기도 하고 내가 솔로로 했을 때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곡 수집하던 중에 이번에는 아예 하우스로 박아놓고 찾아보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샤이니 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물게 장르를 하나로 정한 키가 생각하는 하우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키는 "하우스 장르의 매력은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한다는 거다. 후렴구에 다다를수록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는 장르"라며 "솔로인 저로서 끄집어낼 수 있는 한 가지가 하우스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플레저 숍'이지만, 원래 '오버띵크'와 '아이 노우'도 후보였다. '플레저 숍'이라는 단어 자체가 끌렸다고 털어놓은 키는 "'플레저 숍'은 지금 현재 사회에 대한 비판 같은 건 절대 아니다. 이 세계관 안에서 생각했을 때 기쁨을 파는 숍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들으면 굉장히 신나는 곡 같지만 가사 곳곳에 조금 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배치해서 '기쁨을 얻고자 하나 기쁨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을 넣었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곡의 세계관 안에서 키는 '사이보그'다. 그는 "그러니까 저를 투영 해서 훨씬 더 앞서간 그런 안 좋은 미래를 한번 예상해 본 거다. 저 자체를 프로그래밍해서 컴퓨터 안에 AI(인공지능)인 제가 살고 있고 그 했을 때 말싸움을 하면 누가 이길까? 나보다 더한 게 나온다면 진짜 무서울 거 같은데?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키는 "그 플레저 숍에 기쁨이 있는 게 아니라, '이제 내 숍에 와 봐라. 그럼 기쁨을 살 수 있다'라고 사람을 홀리는 대상이 저는 좀 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나마 있는 감정까지 싹 사라진 저라면 어떨까 상상하다가 사이보그를 떠올렸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처럼 하다가 기쁨을 뺏어도 전혀 죄책감 들지 않은 사람은 어떨까 했다"라고 부연했다.

키는 생일인 23일 새 미니앨범을 내게 됐다. 연합뉴스

AI 시대의 아티스트로서 AI나 기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키는 "엄청난 기술이긴 하더라. 뮤직비디오에 나온 많은 장면이 AI에 워딩을 넣어서 그래픽 뽑아낸 것도 있다. 기술은 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 AI 워딩 넣어서 나온 재킷(이미지)도 써볼까 했는데 실행은 안 했다. 활용은 하겠지만, 대신 사람만 이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AI 커버 너무 무섭지 않나. 제 목소리가 녹음한 적이 없는데… 너무 신기하더라. (앞으로) 그 목소리에 대한 라이선스라든지 법안이 발의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플레저 숍' 작사 크레딧에는 키의 이름도 올라가 있다. 키는 "작사진이 진짜 많다. 원하는 결과물을 끌어내기까지가 정말 힘들었는데, 참여했다는 말이 좀 스스로 조금… 이걸 내가 이름을 넣을 필요까지 있나 싶었는데, 군데군데 제가 너무 밝기만 한 표현, 문장 혹은 단어 좀 바꿨는데 (회사가) 그거를 꼭 이름을 넣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SM에서 제가 법적으로 걸까 봐 무서웠나 보다"라고 너스레를 떤 키는 "저는 사실 참여했다고 하기에도 조금 부끄럽지만 제 노래니까 제가 원하는 포인트를 수정했고 작사하시는 분들이 많은 요소를 배치해 놨다"라고 말했다.

퍼포먼스에 관해 키는 "그전에 엄청 전투적인 노래들도 많았고 소위 얘기하는 빡센 안무들도 제 노래 중에서는 꽤 있었기 때문에, (이번) 노래가 캐치한 만큼 캐치한 동작들을 많이 넣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굿 앤 그레이트'(Good & Great)처럼 마냥 희망을 주고 밝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 좀 화려하고 절제돼 있고 제 몸에 가장 맞는 동작들로 춤을 춰보자 했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간담회 MC는 키의 동료이자 절친인 가수 한해가 맡았다. 연합뉴스

컴백을 앞두고 출연한 유튜브 콘텐츠 '할명수'에서 키는 작업물에 더 돈을 써야 한다, 이 연차에는 명예(dignity)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발언을 언급하며 이번 앨범 만족도와 참여도가 어땠는지 묻자 키는 "일단은 물론 100% 만족했던 앨범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욕심이란 게 있다 보니까 여건 안에서는 후회 없이 제작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저야 수십억씩 쓰고 싶지만 회사랑 입장차가 있는 거라서,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만큼 끌어냈다. 저도 합리적으로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래그래. 이 정도는 후회가 없겠다' 했다. 제 연차에 점점 예산이 줄어가는 것보다 예산이 점점 늘어가고 점점 더 좋은 퀄리티를 보여주는 게 의무 아닌 의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매번 그렇게 준비하는 거 같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또한 이런 키의 스타일을 이미 실무진도 안다고 덧붙였다.

'기쁨을 주는 상점'이라는 뜻의 '플레저 숍'을 '마냥 밝게만 다루고 싶지 않았다'라고 여러 차례 말한 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는 "저는 뭔가를 조금 트위스트(비틀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플레저 숍'에서 기쁨만 얻는다면 지루하지 않나 하는 데서 시작했다. '유어 웰컴'이라는 가사를 배치했는데, 랩 가사를 보면 '사실 이 라운지에서는 나만 VIP고 넌 아니고, 네가 만든 스포트라이트는 색이 없다'고 한다. 네가 얻는 것 같지만 결국 아니라는 것을 배치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데뷔 16주년을 지난 샤이니와 키. 여전히 트렌디함과 유니크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기획과 창작 과정에서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둘까. 키는 "당연히 저는 시대를 빨리 읽고 싶어 하고 연차랑 상관없이 늘 활동하고 있는 가수, 연예인으로 비춰지고 싶고, 그런 마음이 음악에도 연결이 되는 거 같다"라며 "그때 들었을 때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거, 그런 걸 계속해서 저희들이 찾으려고 하니까 거기에 부합되게 직원들도 되게 노력해 준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샤이니 키. 연합뉴스

이어 "그런 노력이 헛된 게 아니었구나 하고 많이 요즘 더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다. 물론 다른 아티스트들이 안 그런다는 건 아니지만, 저희는 저희만 할 수 있는 거 아니면 저희한테 입혔을 때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에 집착하는 거 같긴 하다"라고 돌아봤다.

"사실 팀으로 할 때는 처음의 원동력은, '쟤네 정말 열심히 한다'라는 얘기를 듣는 게 저희끼리 너무 좋았어요. 그 전작을 또 이기고 싶어 하고 칭찬 듣고 싶어가지고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개인, 솔로로서는 어쨌거나 제가 여러 해가 지나면서 제 팬들뿐만 아니라 (요즘) 이제 좀 이름 알리고 있는데 너무 좋잖아요. 너무 재밌잖아요. 너무 기쁘거든요. 그 재미로 너무 좋은 활동을 들어오면 하고 특히나 요즘 들어오는 일들에 대한 기반은 저에 대한 신뢰, 믿음이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들어오는 일인 게 너무 좋아요. 원동력이 다른 데 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가 있으면 '이건 안 할 수는 없지' 자동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좀 글쎄요. 이게 제 직업인지라 다른 원동력이 없는 거 같고 저는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아이 러브 마이 잡~ 물론 늘 즐겁지만은 않아요. 그렇지만 제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값지게 즐기고 싶어요."

키의 미니 3집 '플레저 숍'은 오늘(23일) 저녁 6시에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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