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부천 호텔 화재 에어컨 전선서 부식 흔적"

화재 시작점 벽걸이형 에어컨…경찰 부식 원인 조사

지난달 22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의 한 호텔 외벽이 그을려 있다. 부천=박종민 기자

7명이 숨진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고는 객실 내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이 부식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감정 결과를 전달 받았다.

국과수는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에서 '아산화동 증식에 의한 발열 현상'을 나타내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아산화동 증식에 의한 발열은 전선의 접속부와 단자 사이의 접속에 불량이 생기면서 부식, 산화나 발열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또 주변부의 동(銅)이 용해되면서 아산화동이 증식하고, 흐르는 전류 양이 늘어난다. 이어 접촉 불량 부분이 변하면서 스파크와 함께 불길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불길이 시작된 부천 호텔 7층 810호 객실에 설치돼 있던 벽걸이형 에어컨 실내외기 전선 등의 정밀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했다.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받은 경찰은 에어컨 전선의 노후화나 부실 연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오후 7시 35분쯤 부천 중동의 한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명은 에어매트를 통해 탈출하고자 창밖으로 뛰어내렸지만, 에어매트가 뒤집히면서 부상을 입고 결국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호텔 실제 업주와 대표, 종업원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또 화재 당시 대피 안내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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