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여러분 올해 날씨 희한해도 이렇게 희한할 수가 없죠. 추석 연휴 내내 열대야였는데 정확히 9월 18일 수요일에 서울의 아침 기온이 27도였는데요. 딱 닷새 뒤인 오늘 아침 서울 기온 17도입니다. 무려 10도가 떨어졌습니다. 역대급 여름 무더위와 역대급 늦더위, 거기다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왜 이런 건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될 건지 전문가 얘기 좀 들어보겠습니다. 계명대 김해동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 나와 계세요?
◆ 김해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지난 6월 중순에 우리가 인터뷰했었잖아요.
◆ 김해동> 벌써 그렇게 됐나요?
◇ 김현정> 그때 뭐라고 하셨냐면 올여름에 체감 온도 말고 실제 기온이 40도 넘어갈 수 있다. 그러셔가지고 제가 속으로 우리 김 교수님 틀리시면 어떡하려고 이렇게 무리를 하시나 이랬었는데 진짜로 40도를 넘기는 날이 있었어요. 이번에. 일단 맞히신 거는 좋기는 합니다만 차라리 틀리셨으면 어땠을까 싶을 만큼 너무 심각하게 더웠는데 이게 어떻게 추석까지 열대야가 계속이 됩니까? 그러다가 또 왜 이렇게 춥습니까?
◆ 김해동> 올해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이 될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이거는 저만 얘기한 것이 아니고 세계기상기구라든가 이런 곳에서도 슈퍼엘리뇨가 끝난 두 번째 해이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할 것이다 이렇게 전망을 대충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망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죠.
◇ 김현정> 추석까지 계속 이렇게 무더위가 계속된 것도 굉장히 이례적이잖아요. 심지어 열대야까지 겪은 추석은 진짜 저는 처음인 것 같은데 그건 그럼 왜 이랬던 거죠?
◆ 김해동> 그렇죠. 이번 추석의 경우에는 기온 자체는 한 36도 가까이, 36도에서 37도까지 올라갔고 또 습도까지 높아가지고 체감온도로 환산을 하면 39도, 40도까지 올라가는 그런 더위였죠. 그러니까 올해 제가 6월달에 얘기했듯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예년에 비해서 상당히 팽창돼 있었는데 이것이 약해지지 않고 상당히 오랫동안 갔습니다. 그 이유를 찾는다면 서부 태평양 적도 해역 쪽에서 서쪽 해역의 수온이 상당히 높거든요. 지금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개성보다 더 남쪽 그리고 동해 쪽으로 보면 울진보다 더 남쪽부터 해서 해수 온도가 거의 30도를 지금도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해수 온도가.
◆ 김해동> 무척 높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수온이 높으면 거기에서 상승한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을 상당히 강화시키는 그런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추석 때까지 계속 쭉 이어졌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더니 토요일부터 또 갑자기 쌀쌀해져서 긴팔 찾아 입었어요. 어떻게 하루 이틀 사이에 10도가 떨어지는, 이건 또 왜 이렇습니까?
◆ 김해동> 그렇죠. 저 북쪽에 있는 찬 공기가 편하게 밑으로 이렇게 계절이 되면 내려올 수 있어야 되는데 북쪽의 찬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남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워낙 세력이 강하니까 그게 내려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이게 남쪽의 따뜻한 공기하고 북쪽의 찬공기 사이의 경계가 되는 것을 제트스트림이라고 하거든요.
◇ 김현정> 제트스트림.
◆ 김해동> 제트스트림이 압록강 쪽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갑자기 남쪽으로 이렇게 툭 떨어졌고 그것 때문에 이번에 비 피해도 많이 났지 않았습니까? 이 태풍이 쭉 올라와서 중국 대륙 쪽으로 상륙을 해서 소멸 단계로 접어들었는데 이걸 제트스트림이 남쪽 지방에 갑자기 장마전선을 만들었고 그 장마전선이 태풍을 확 끌어당겼던 거죠. 그래서 장마전선하고 태풍이 랑데뷔가 돼 가지고 비를 쏟아내는 이런 사태가 벌어졌었습니다.
◇ 김현정> 고기압과 저기압이 팽팽하게 맞서는 거기쯤에 제트스트림이라는 게 딱 생기는데 그게 압록강 위에 있을 때는 우리가 엄청 더운 추석을 보내다가 이게 갑자기 아래로 쑥 내려오면서 또 갑자기 이렇게 쌀쌀해진 거예요?
◆ 김해동> 그렇죠. 북쪽 공기 세력이 원체 강해지니까 그게 북태평양 고기압을 남쪽으로 밀어냈던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아니, 그러면 앞으로도 매 여름과 가을이 늘 이런 식이 되는 겁니까? 추석에도 막 에어컨 틀고 그러다 갑자기 또 쌀쌀해지고 매년 이럴 걸로 보세요, 교수님?
◆ 김해동> 그렇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구 온난화 현상 우리가 얘기를 하는데 산업화 혁명 이후에 대기중 온실가스가 늘어나고 그것 때문에 지구의 열이 많이 적체되었잖아요. 그 적체된 열의 90% 이상이 바다에 들어갔거든요. 그러니까 해수 온도가 굉장히 높은 겁니다. 사방이. 그리고 지구는 70%가 바다하고 30%가 육지이기 때문에 육지라고 하는 것은 광활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거든요. 그러니까 온 사방이 뜨거운데 육지가 뜨겁지 않으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 김현정> 해수 온도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군요.
◆ 김해동> 그렇습니다. 열도 그 공기보다는 한 400배 가까이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해수 온도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온도를 결정하는 게 해수 온도인데 해수가 이렇게 뜨거워졌으니 무더위가 심하지 않을 방법, 재간이 없다. 그리고 길지 않을 재간이 없다, 그 말씀이에요.
◆ 김해동>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제부터 계속 추석은 이렇게 에어컨 트는 추석, 마치 여름 하석 같은 추석이 계속될 거라고 보신단 말씀이에요?
◆ 김해동> 그렇죠. 올해 기상청에서도 여름을 5월에서 9월까지로 정의를 하려는 이런 움직임이 있거든요. 그런 발표도 있었고 그렇게 생각해 보면 추석이 가끔 가다 10월 초에 오기도 합니다만 추석은 9월 초에서 9월 하순 말 사이에 그때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기상청에서 말하는 여름 안에도 이미 추석은 들어가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되는군요. 진짜 추석이라는 이름을 하석으로 바꿔야 될 상황이 이제는 올해만 유난히 그랬어가 아니라 계속 그럴 수 있다는 말씀. 그러면 주말 사이에 내렸던 그 기록적인 폭우, 원래 가을에 가을장마 있고 가을 태풍 늘 있었습니다만 이번 것은 좀 더 독특한 어떤 이건 시그널인가요? 어떻습니까?
◆ 김해동> 그렇죠. 이게 우리가 돌이켜보면 1998년 지리산 폭우를 거의 경계로 해서 그 이전과 이후로 보면 우리나라 강우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는데요. 여름철 장마 시즌에 내리는 비보다도 여름철 장마가 끝나고 난 다음에 가을장마를 전후로 하는 이 시기에 내리는 비가 더 많아졌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김해동> 그래서 매년 보면 가을에 물난리가 난다는 것은 기억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럼 이번 폭우는 그 가을장마의 연장선상으로 봐야지 더 극심해진다, 이건 아닌가요?
◆ 김해동> 그렇죠. 가을장마로 인해서도 많은 비가 쏟아지는데.
◇ 김현정> 태풍까지 이번에 와서.
◆ 김해동> 생각하면 몇 년 전에 강남이 물에 잠긴 그 비 생각해 보면 짐작이 되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태풍까지 겹쳐지는 바람에 200년 빈도의 엄청난 비가 내렸던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다시 이야기를 조금 그러면 큰 이야기로 돌려서 여름은 앞으로 계속 길어질 것이다. 추석에도 이런 열대야 같은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다, 이 말씀인데 그렇게 되면 그럼 가을은 짧아지고 겨울이 길어지는 건가요? 가을, 겨울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순차적으로.
◆ 김해동> 그렇죠. 기상청의 과거 데이터에 의하면 여름이 짧아지고 겨울은 길어지고 봄, 가을은 일수 변화하는 거의 없는데 봄은 빨리 시작되고 좀 빨리 시작되고 빨리 끝나고 가을은 늦게 시작되고 늦게 끝나고 이런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거는 과거 30년 데이터를 보니까 그런 것이고 최근 한 10년 정도만 보면 가을다운 가을은 거의 실종되고 있는 거죠.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가을다운 가을을 거의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작년의 경우에도 보면 11월 한 중순경까지 29도, 낮 기온이 29도 이렇게 올라갔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제가 그때 6월에 얘기했습니다만 11월도 거의 여름 기후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다가 올해 지금 추석 지나고 나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 얘기를 말씀하셨는데 작년 11월에도 그랬습니다. 온도가 29도 올라가다가 그다음 날 갑자기 20도 이상 떨어지는 이런 현상이 보였거든요. 그래서 올해도 거의 마찬가지일 걸로 생각을 합니다. 이게 사람들은 너무 덥다가 더위에 조금 벗어나니까 가을이 왔다라고 대단히 좋아합니다만 당장 내일부터 거의 30도 가까운 고온이 또 이어지거든요. 이것이 적어도 11월 초순까지는 갈 것으로 생각이 되고 물론 그 사이에 한두 번 추위가 찾아오겠죠. 그렇지만 이런 더위가 적어도 11월 초순까지는 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갑자기 추워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면 가을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사실 오늘이 완전 전형적인 가을 날씨거든요. 딱 제가 긴팔 입고 선선한 바람에 좀 쌀쌀하기까지 한 이런 느낌, 이게 오늘 하늘도 굉장히 맑고, 이거 제대로 가을이구나, 이대로 10월까지 쭉 가겠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또 더워지고.
◆ 김해동> 그렇지만 오늘도 기상청에서 26도, 27도를 예보했기 때문에 서울에 사시는 분들의 생활 주변 공간, 야외의 온도는 낮 기온이 실제로 한 30도를 넘을 겁니다.
◇ 김현정> 아침만 좀 가을 날씨지 낮이 되면 또 여름 날씨라는 말씀이고.
◆ 김해동> 도시 여진 효과까지 첨가되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의 낮 기온은 30도를 넘어갈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가을다운 가을은 며칠 안 될 거다. 그냥 이렇게 아직도 여름인 거야, 이러다가 갑자기 쑥 겨울 온다, 그 말씀이에요.
◆ 김해동>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참 우리가 이상기후, 이상기후,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 얘기를 한참 전부터 했습니다만 정말로 올해는 이게 기후가 정상이 아니구나. 우리 이거 사계절 어디 간 거야?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오는, 피부로 느껴지는 그런 날씨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변해간다는 말씀이고 당장 올 가을, 겨울에 태풍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어떻게 예측하세요?
◆ 김해동> 태풍의 경우에는 아직도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열대 서부 해역 쪽에 수온이 높기 때문에 발생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게 한 달 가까이를 두고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조금 좀 틀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전망하기로는 이게 남쪽으로 지금 장마전선이 일본 남쪽으로 내려갔잖아요. 그 말은 제트스트림도 같이 밑으로 내려갔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다시 우리나라로 북상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그렇게 보여집니다. 그래서 태풍이 발생은 하더라도 발생한 태풍이 주로 일본 열도나 일본 열도 밑으로 지나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우리나라로 올라오는 태풍은 없지 않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겨울에는, 여름에 기록적 폭염이었다면 올 겨울은 또 기록적 한파가 될 것인가, 어떻게 겨울 온도 예측하세요? 겨울 날씨.
◆ 김해동> 이번 겨울은 많이 추울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비교를 하자면 2021, 2022 겨울하고 이번 겨울이 좀 비슷비슷한 패턴이 아닐까, 이렇게 저도 전망을 하고 있고.
◇ 김현정> 무지 추웠는데 그때.
◆ 김해동> 해외 기관도 그렇게 보고 있는데요. 이게 지금 이번 가을이 끝나고 겨울로 접어들면 라니냐 현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한 60% 이상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옮겨갈 가능성이 높고 라니냐로 발표가 나지 않더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라니냐가 되려고 하면 평상시보다 동쪽에, 적도 동쪽에 수온이 0.5도 이하로 이상 낮아져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수준에 가지 않더라도 라니냐 같은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하고 북미 대륙, 미국 아메리카 대륙에 있죠. 그 두 쪽으로 북극 한파가 강하게 내려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2021, 2022에 보면 대안 한파라 해서 영하 18도 이상 떨어지는 추위가 있었고 미국에는 텍사스 한파, 텍사스에서 사람들이 막 추워서 수돗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안 되고 이런 일이 벌어졌잖아요. 그때가 2021, 2022인데 그때 겨울과 올해 겨울이 비슷할 것으로 그렇게 전망이 됩니다.
◇ 김현정> 영하 18도?
◆ 김해동> 장기 전망에서 온도를 콕 집어서 얘기는 안 하는데 하여튼 이번 겨울은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여기까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미리 대비해야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해동>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