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적시타일까 경기침체의 서막일까…눈치보기 '돌입'

조심스레 환호한 증시, 연준위원들 발언 주목
다음주 美 9월 PMI, 8월 PCE 등 경기지표 발표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빅컷(0.5%p 인하)을 단행한 후 시장은 조심스럽지만 열렬히 안도감을 드러냈다. 큰 폭의 금리인하는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지만 그만큼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시그널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에서는 연준의 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직후 하락했던 뉴욕증시는 19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20일 보합세로 마감했다. 19일 사상 처음 4만2천선을 넘었던 다우지수는 20일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내면서 4만2063.36에 거래를 마쳤다.
   
0.5%p 빅컷 단행 직후 시장에선 미국이 실제 경기침체 징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나타났지만, 곧 통화완화 기대감이 퍼지며 투심을 회복한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번 빅컷 배경은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뿐, 연내 추가로 이뤄질 금리인하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7월 금리인하 시기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7월 0.25%p 인하를 포함한 '이유 있는 빅컷'임을 설득하려 한 것이다.
   
특히 빅컷이 경기침체 상황을 드러내거나 부각하는 쪽으로 이해되지 않도록 강하게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괜찮다", "실업률은 매우 건전한 수준"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일단 시장에선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선호까지 나타나며 오랜만의 피벗을 환영하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은 완전히 풀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다음 주 예정된 연준위원들의 발언을 통해 추가 금리인하 강도와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 등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현지시간)에는 애틀랜타·시카고·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26일과 27일에는 보스턴·뉴욕 연은 총재와 파월 연준 의장 등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연준위원들의 생각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발언에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점도표를 통해 연내 50bp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지만 이후 금리인하 폭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어 연준위원들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3일에는 미국 9월 S&P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고 26일과 27일에도 각각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이 나온다. 해당 지표들이 경기침체 우려를 다시 부각할 경우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연준위원들은 대체로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데이터에 의존한다는 발언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에서는 매파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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