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개입' 폭로할테니 공천 달라? 이준석 "현장에서 거부"

김영선 요청으로 총선 중 칠불사 찾아
언론사 향해선 "보여준 사람과 본 사람이 부정하는데 보도 강행"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가운데). 윤창원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20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비례대표 요구와 관련해 현장에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의원을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만난 경위와 현장 반응 등을 자세히 적어 게시했다. 김 전 의원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하는 조건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요구했지만 이 의원이 "완결성이 없다"며 거절했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김 전 의원과 이 의원 등 4명이 지난 2월 29일 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 칠불사에서 비밀회동을 갖고, 김 여사 공천 개입설 폭로를 조건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준다는 취지의 논의를 했다가 김종인 당시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서울에 언제 올라왔는지 물었으나 계속 칠불사에 있다고 했고, 직접 가지 않고는 캡처사진 등을 열람할 수 없어 당일 일정을 마치고 밤에 이동해 새벽 1시경 도착했다"고 칠불사에 간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은 차를 마시며 대화를 했고, 이 의원은 새벽 4시에 칠불사를 출발해 서울에 돌아왔다고 한다. 제보내용과 비례대표 공천 요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현장에서 제시된 제보 내용에 대해 "빈약하다, 완결성이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비례대표를 달라는 김 전 의원의 요구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거부했다"며 "3월1일 오전 11시13분에는 해당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이야기한 내용이 '아무리 생각해도 약하다'라고 재차 말했다고 말했다.

그 뒤에도 김 전 의원 측에서 재차 공천을 요구했지만, 이 의원은 개혁신당 관계자들과 논의한 결과 이같은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같은 당 천하람 의원이 동석한 계기에 대해서는 "칠불사라는 절의 위치가 당시 천 의원이 살던 순천에서 매우 가깝다"며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을 고려해 복수의 인물이 배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내용을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를 향해서는 "이번에 나간 보도에 대해 따로 보도를 위한 짜임새 있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몇 달간의 다른 대화 중에 있던 파편을 모아 보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용의 불확실성도 꾸준히 언급했다"며 "결국 보여준 사람과 본 사람의 내용 부정 속에 보도를 강행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치러졌던 2022년 보궐선거 공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관위에 일임했다"며 "경상남도는 헌정사 이래 한 번도 여성 지역구 의원이 배출된 적이 없어서 여성 국회의원 배출에 대한 요구가 있다고 공관위에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 전 의원이 경남 출신이기는 하지만 정치 생활 대부분을 경기도에서 했는데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이미 (보궐선거) 6년 전쯤 경남에서 정치를 하기 위해 도지사 선거 및 국회의원 선거에 여러번 도전한 상황"이라고 적극 반박에 나섰다.

이 의원은 해당 경위를 페이스북에 올린 뒤 곧이어 또다른 글을 올려 추가 해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명태균 사장의 전화통화 녹취에 나온 내용의 진위를 저한테 물어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예를 들어 누군가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가 사실은 프리메이슨한테 얘기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어'라고 했는데 그 녹취가 어디로 유출됐다고 해서 이 대표가 프리메이슨과의 관계를 해명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전화를 한 사람이 해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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