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초기에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거 같아요."
영화 아바타, 터미네이터 등 수많은 SF명작을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AI(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최근 빌 게이츠가 글로벌 문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왓츠 넥스트: 빌 게이츠의 미래 탐구'에 출연해 "공상 과학을 쓰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작품을 구상하면 최소 3년 후에야 영화화 된다"며 "세상이 급변하는 데 3년 후에 (대중들의) 공감을 살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빌 게이츠는 "개선되는 속도와 무한한 능력이라는 속성 때문에 독특한 기회와 동시에 도전 과제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자 제임스 카메론은 "어느 순간이 되면 점점 더 기계를 믿게 돼서 인간을 배제할 수 있다"며 "그러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했다. 그는 "양친 중 한 분이 치매를 앓았다"며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지금 (AI에 대한) 불안감이 치매 초기에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거 같다. 통제를 포기하는 거니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어떻게 되겠나. 화가 나고 두렵고 불안해진다"며 "더 나아지지 않을 걸 아니까 우울증도 오면서 점점 악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빌 게이츠가 이어 "이 세상은 교사도, 의사도 HIV 백신도 부족하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되도록 AI가 도와준다는 가설은 축하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카메론도 "특정 질환을 앓았던 모든 사람의 CT스캔을 넣어 AI가 공통점을 찾게 되면 의사들보다 오진이 적을 것"이라며고 말했다.
다만 "궁극적으로 이 과정에서 인간을 빼면 인간의 목적의식과 의미를 무엇으로 대체할까"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빌 게이츠는 "그 부분은 나도 고심하고 있다"며 "AI한테 '나 말라리아 연구하는 중이야' 그랬더니 '그건 내가 할 테니 가서 운동이나 하세요' 이러면 내 목적의식에 분명 금이 갈 것"이라고 웃었다.
제임스 카메론은 "AI를 선함의 원동력으로 쓴다면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우리 인간의 인격과 가치 체계가 중요한 것 같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