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죄는 통에…금리인하 체감 어려울 듯

금리인하 기대 선반영한 코픽스, 이미 3개월째 하락
가계대출 누르기에 시중은행 금리 연초보다 높아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금리인하로 돌아섰지만 당장 국내 개인들의 대출금리가 낮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하반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중금리에 반영된 데다 가계대출 폭증세를 잡기 위한 은행별 관리방안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전날 공시된 8월 기준 코픽스를 반영해 이날부터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를 내린다. 8월 기준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3.36%로 전월 대비 0.06%p 하락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의 변동이 지수에 반영되는데, 코픽스가 떨어지면 은행이 그만큼 적은 비용을 들이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픽스는 앞서 6월과 7월에도 전월보다 각각 0.04%p, 0.1%p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변동형 대출금리도 이를 반영해 낮아지게 된다.
   
이날부터 우리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기존 연 5.11~6.31%에서 5.05~6.25%로 내렸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연 4.56~5.96%에서 4.5~5.9%로 떨어졌다.
   
다만 한국은행이 다음 달 곧바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이 연내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나서더라도 국내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내리는 효과로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6~8월 미국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며 코픽스가 하락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폭증하는 가계대출을 누르기 위해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지난 7월 이후 시중은행들은 수십여차례 대출금리를 인상한 상황이다. 이에 전날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6개월 변동형 금리는 4.56~6.67%로 오히려 연초(4.51~6.23%)보다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던 시기에 우리 정부가 대출금리 부담을 낮추도록 지도하면서 현재 은행권 대출금리 자체가 기준금리 대비 이미 낮은 수준"이라며 "추가적으로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낮출 여력이 크지 않은데다 가계대출 관리 문제까지 겹쳐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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