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2실점은 자극제? 두산 최승용 "김도영한테 3루타 맞고 정신 차렸죠"

인터뷰 중인 두산 최승용. 이우섭 기자

"대기록 앞둔 (김)도영이한테 장타 맞고 정신을 차린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좌완 최승용(23)이 11개월 만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와 함께 시즌 첫 승리를 달성했다. 치열하게 3위 싸움을 하고 있는 두산에 엄청난 힘이 되는 호투였다.

최승용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시즌 5번째 선발 등판했다. 이날 최승용은 6이닝 동안 73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최승용의 호투에 힘입어 KIA를 9 대 4로 제압했다. 이로써 시즌 전적 69승 66패 2무를 기록, 리그 4위 자리를 지켰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회초 KIA 선두 타자로 나선 천재 타자 김도영에 3루타를 맞고 출발했다.

최승용은 김도영을 상대로 2구째 128km짜리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김도영은 이를 그대로 받아쳐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뽑아냈다. 공은 가운데 담장 상단을 맞고 튀어 나왔고, 그 사이 김도영은 3루에 안착했다.

위기는 이어졌다. 최승용은 후속 박찬호에 볼넷을 주고 도루까지 허용하며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김선빈과 최형우에 각 내야 땅볼, 1타점 적시타를 맞고 2실점 했다.

최승용의 공을 받아 치는 김도영. 연합뉴스

경기 후 최승용은 "아무래도 도영이가 대기록을 앞두고 있으니까 그게 좀 의식이 됐다"고 경기 초반을 복기했다. 그러면서 "긴장이 됐던 것 같다. 김도영에게 장타를 맞고 나서 정신이 좀 차려진 것 같다"며 "맞자마자 홈런인 줄 알았는데, 큰 잠실구장 덕에 공이 담장을 안 넘어간 것 같다"고 웃었다.

최승용은 이후 KIA 강타선을 상대로 안정을 찾았다. 4회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부리토에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으나, 나머지 이닝에서는 큰 위기 없이 좋은 경기력을 이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 역시 최승용의 경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최승용이 QS 투구를 하며 선발 투수로 자신의 몫을 100% 해냈다"며 "1회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공 73개로 6이닝을 막는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시즌 첫 QS를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 말대로 최승용은 6이닝을 나섰음에도 73구만 던지는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7회 욕심은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4일을 쉬고 선발로 나설 예정이어서 코치님의 말을 따랐다"고 말했다.

시즌 첫 승도 의미가 있지만, 최승용은 11개월 만에 QS를 기록했다. 작년 10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1개월 만에 달성한 QS다. 선발 승리는 지난해 8월 8일 잠실구장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3개월 만이다.

부상 탓이었다. 최승용은 2023시즌 34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3.97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 피로 골절 부상을 당했고, 스프링캠프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결국 전반기를 모두 날렸고 7월 말이 돼서야 1군 마운드에 복귀했다.

최승용은 우선 부상에 대해서는 "이제는 괜찮다"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작년 컨디션이 가장 좋았을 때보다는 조금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거의 근접하게 몸 상태가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6이닝 3실점 호투를 펼치는 두산 최승용. 연합뉴스

이날 최승용은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고루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가 찍혔다. 최승용은 "확실히 1군에 갓 올라왔을 때와 현재 몸 상태는 다르다. 서서히 제 밸런스가 돌아오는 것 같다"며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확실히 몸을 만들고 복귀하자는 생각으로 최대한 버텼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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