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50개를 때린 선수는 많았다. 50도루를 기록한 선수 역시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시즌에 50홈런과 5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나란히 기록하며 6안타 4득점 10타점 활약을 펼쳤다.
전날까지 48홈런-49도루를 기록한 오타니는 단숨에 '50-50(50홈런-51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오타니까지 총 6명 있었다. 그러나 시즌 50-50 기록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이도류'로서 메이저리그의 아이콘 베이브 루스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선수다. LA 다저스로 이적한 첫 시즌인 올해에는 팔꿈치 보호를 위해 타자에만 전념했는데 50-50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믿기 힘든 수준의 재능이다.
출발부터 좋았다. 오타니는 1회초 선두타자 2루타로 출루한 뒤 계속된 1사 1,2루에서 프레디 프리먼과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 시즌 50도루 고지를 점령했다. 2회초에는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곧바로 2루를 훔쳤다.
남은 건 홈런 2개. 오타니의 타격 감각은 뜨거웠다. 2이닝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한 오타니는 3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예열을 마친 오타니의 대포는 경기 막판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오타니는 팀이 7-3으로 앞선 6회초 1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49호. 이어 다저스가 12-3으로 크게 앞선 7회초 2사 3루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리면서 역사적인 대기록을 완성했다.
오타니의 기세는 꺾일 줄을 몰랐다. 스코어가 17-3으로 벌어지자 마이애미는 다저스의 9회초 공격 때 야수 비달 브루한을 마운드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큰 점수차로 사실상 승패가 갈렸을 때 불펜투수를 아끼기 위해 종종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오타니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2사 1,2루에서 브루한의 시속 109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겼다. 하루에 3홈런-2도루를 작성한 오타니의 시즌 기록은 51홈런-51도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