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에도…'반도체 겨울' 예측에 삼전·하이닉스 주가 '꽁꽁'

코스피 하루 동안 2% 등락…0.21% 상승 마감
외국인 1.1조 순매도…미 금리인하 '해석 차이'
모건스탠리, SK하이닉스 목표주가 반토막
삼성전자 2% 하락…SK하이닉스 한때 -11% 빠져

연합뉴스

미국이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에도 국내 증시가 힘을 받지 못했다.  코스피는 19일 장중 2% 오르내리다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고점론'의 영향 등으로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5% 상승한 2594.67로 출발했으나 2600선의 저항에 부딪힌 뒤 –0.98% 내린 2550.09까지 빠졌다.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반등에 성공해 0.21% 오른 2580.80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이날 1조 172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기관과 개인이 각각 8777억원과 2670억원 순매수하며 방어했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0.71% 오른 738.41로 시작해 장중 –0.45%로 729.93까지 하락했지만, 상승해 0.86%오른 739.51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24억원과 216억원 순매수했다.
 
이처럼 큰 변동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는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75%~5.0%로 0.5%p 인하했다. 30개월 만의 첫 금리인하가 0.5%p로 과감했지만,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고용 둔화를 미리 알았다면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것이라고 밝혀 정책 실패를 인정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차익 매물이 나오며 나스닥과 S&P500 지수는 각각 0.31%와 0.29%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1.08%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의 반도체는 폭락하며 '투톱' 모두 장중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한때 3.42% 빠진 6만 2200원까지 내려갔다 소폭 회복해 전장보다 2.02% 하락한 6만 31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4.98% 내린 15만 4700원으로 출발해 16만원대가 깨졌고, 장중 11.12% 하락한 14만 4700원을 기록하며 충격을 더했다. 이날 6.14% 내린 15만 2800원으로 15만원선을 간신히 사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서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회수했고, SK하이닉스에서도 36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같은 매도세는 모건스탠리가 지난 15일 공개한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는 D램 업황이 스마트폰과 PC의 수요 감소 영향을 받고, 특히 AI(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로리)의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추며 투자의견을 '비율확대'에서 '비율축소'로 2단계 하향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 2021년 8월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 둔화를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준이 30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결과와 반도체 이슈를 소화하며 상승했다"면서 "코스피는 반도체주 부진에 약세를 보였지만 자동차와 헬스케어, 밸류업 관련주 등 상승에 낙폭을 축소하며 보합권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100만주 이상의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이 체결돼 보고서를 내기 전 주식을 판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매도 주문은 외국계 펀드나 기관이 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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