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오디션 보란 말 듣고 자존심에 안 봐" 윤여정이 밝힌 비화

장항준 감독 물음에 파친코 뒷얘기 전해
"없는 놈일수록 자존심…역할 하고 싶다고 했다"

'파친코'는 1915년 부산 영도부터 1989년 뉴욕과 일본까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쳐 풀어내는 작품이다. 유튜브 채널 '이응디귿디귿' 영상 캡처

배우 윤여정이 애플TV플러스(+) 시리즈 '파친코'에 출연하게 된 비화를 밝혔다.

18일 유튜브 채널 '이응디귿디귿'에는 '장항준이 기다리고 기다린 영혼의 단짝, 드디어 모셨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진행을 맡은 장항준 감독과 게스트로 출연한 윤여정, 김초희 감독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모습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장 감독이 '파친코' 출연 계기를 묻자 윤여정은 작품을 먼저 소설로 접했다고 말한 뒤, "미국에서 (늙은) 선자역 오디션을 보자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없는 놈일수록 자존심은 있다"며 "내 50년 커리어를 망칠 순 없으니까 '난 오디션을 못 보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난 이 역할이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윤여정 절친으로 나온 김 감독이 "선생님이 어느 역할이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거의 없었다. 제가 봤을 때 처음"이라며 "당시 선생님이 초희야 난 이걸 하면 잘할 것 같아 우리 증조할머니도 생각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윤여정은 파친코에서 늙은 선자역을 맡았다. 그는 '파친코2'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자이니치(재일교포)의 삶을 듣고 눈물이 났다"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애플TV 제공

윤여정은 "나 이상 표현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며 "한국 여인의 굴곡진 삶을 내가 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해서 가져다 버렸다"고 웃었다.

윤여정은 당시 김 감독에게도 '파친코'에 대한 마음을 접았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에 김 감독은 "내가 알고 있으니 선생님이 돌아가시면 내가 묘비에다가 '9월 30일 윤여정 가뿐하게 할리우드를 능갔다(뛰어 넘었다)'라고 써주겠다고 했다"고 농담한 걸 떠올리자, 윤여정은 기억난다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장 감독이 "두 분이 왜 친한 줄 알겠다"며 "좋은 분들인데 좀 이상한 분들"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이어 "사실 애플 측에서 처음부터 선생님을 원했다는 걸 (이후에) 알게 됐다"고 말하자, 윤여정은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하더라"고 출연 과정을 밝혔다.

장 감독은 "사실 최근 '파친코'를 보면서 이렇게 좋은 드라마인줄 몰랐다"며 "일본에 버려졌던 사람들의 관점 이런 것들이 보이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달 23일 첫선을 보인 '파친코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시즌1이 억압의 시대 속 타국으로 향한 한국 이민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면, 시즌2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