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애플TV플러스(+) 시리즈 '파친코'에 출연하게 된 비화를 밝혔다.
18일 유튜브 채널 '이응디귿디귿'에는 '장항준이 기다리고 기다린 영혼의 단짝, 드디어 모셨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진행을 맡은 장항준 감독과 게스트로 출연한 윤여정, 김초희 감독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모습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장 감독이 '파친코' 출연 계기를 묻자 윤여정은 작품을 먼저 소설로 접했다고 말한 뒤, "미국에서 (늙은) 선자역 오디션을 보자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없는 놈일수록 자존심은 있다"며 "내 50년 커리어를 망칠 순 없으니까 '난 오디션을 못 보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난 이 역할이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윤여정 절친으로 나온 김 감독이 "선생님이 어느 역할이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거의 없었다. 제가 봤을 때 처음"이라며 "당시 선생님이 초희야 난 이걸 하면 잘할 것 같아 우리 증조할머니도 생각난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윤여정은 "나 이상 표현할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며 "한국 여인의 굴곡진 삶을 내가 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해서 가져다 버렸다"고 웃었다.
윤여정은 당시 김 감독에게도 '파친코'에 대한 마음을 접았다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에 김 감독은 "내가 알고 있으니 선생님이 돌아가시면 내가 묘비에다가 '9월 30일 윤여정 가뿐하게 할리우드를 능갔다(뛰어 넘었다)'라고 써주겠다고 했다"고 농담한 걸 떠올리자, 윤여정은 기억난다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장 감독이 "두 분이 왜 친한 줄 알겠다"며 "좋은 분들인데 좀 이상한 분들"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이어 "사실 애플 측에서 처음부터 선생님을 원했다는 걸 (이후에) 알게 됐다"고 말하자, 윤여정은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하더라"고 출연 과정을 밝혔다.
장 감독은 "사실 최근 '파친코'를 보면서 이렇게 좋은 드라마인줄 몰랐다"며 "일본에 버려졌던 사람들의 관점 이런 것들이 보이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달 23일 첫선을 보인 '파친코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다. 시즌1이 억압의 시대 속 타국으로 향한 한국 이민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면, 시즌2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