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매출 20% 쏟아부어…'렉라자' 대박
유한양행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1차 치료 옵션'으로 정식 등재됐다. 미국에서 폐암 진단 후 바로 처방받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지 약 한 달 만이다. 미국 내 항암제 처방의 지침이 되는 NCCN 가이드라인에 유한양행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권장 치료요법'으로 등록되면서 본격적인 미국 항암 시장에 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다양한 협력사가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신약 개발 후보 물질을 찾다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코스가 개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사들였다. 이듬해 임상에 진입한 뒤 2018년 J&J의 자회사 얀센에 약 1조 6천억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이와 별개로 렉라자가 상용화되면 전 세계에서 판매액의 10% 이상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렉라자 성공의 기저에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을 하면서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는 데 있다. 유한양행은 실제로 매년 매출의 20%를 R&D에 투자해 왔다. 수익성과 효능을 동시에 잡는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발견된 후보물질이 상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렉라자의 성과가 회사의 지속적인 글로벌 R&D 전략과 혁신적인 항암 치료제 개발의 성과를 입증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얀센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상업화 및 추가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근손실 방지 비만치료제…'H.O.P' 프로젝트 박차
한미약품도 하반기 신약 R&D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R&D 축포'를 터트리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R&D 프로젝트 '비만치료제'의 파이프라인들을 공개하고 있다.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이 되는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일명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다.
앞서 H.O.P 프로젝트에서 첫 번째로 공개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치료제는 한국인들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임상 절차만 마치면 오는 2027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어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된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약물로 올해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후속 비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미국비만학회에서 새롭게 발표될 프로젝트의 세 번째 물질은 체중 감량에 뒤따라오는 근력 손실을 막아주는 물질로, 기존에 비만치료제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박' 물질로 꼽힌다. 뒤이어 새로운 비만치료 물질 두 가지가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이 밖에도 하반기에 단장증후군 치료제 '랩스 GLP-2 아날로그(HM15912)'를 포함해 13개 신약 물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R&D 역량을 토대로 기존 접근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며 "R&D 혁신에 대한 결과가 드디어 시장에서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시장 겨누는 'K-제약'…하반기 R&D에 박차
국내외 제약시장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K-제약은 끊임없이 R&D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R&D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성과를 내는 방식이다. K-제약 R&D 결과로 업계가 점점 더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제약업계는 하반기 R&D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유한양행은 렉라자 성공의 동력으로 의약품 R&D를 지속하고 있다. 매년 R&D 투자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2년 1800억 원(10.1%, 이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용), 2023년 1944억 원(10.5%), 상반기 1048억 원(10.8%)을 기록하며 매출 대비 투자 비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하반기 R&D센터 채용 인력을 대폭 확대한다. 기존 인원에서 80% 늘어난 인원을 TPM(표적 단백질 제어 약물)·TPD(표적 단백질 분해제)·ADC(항체·약물 접합체)·전임상 연구, 임상 이행 등 R&D 센터 5개 분야에서 이번 달 내로 선발한다. 궁극적으로 R&D가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 판단해 연구 분야를 더욱 전문화해 세부적으로 연구 인력을 선발한다는 취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 전반에서 R&D 성과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으로 영업 인력을 축소하고 R&D와 생산 분야의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