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팬들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 책임을 아이유에게 떠넘기지 말라며 무능력한 서울시 행정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아이유 갤러리는 15일 성명문을 내고 "다음 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예정인 아이유 콘서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에 큰 안도감을 느끼는 바이나, 무능력한 서울시의 행정력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6개월 전부터 콘서트 준비를 하며 팬들과 만날 준비를 해왔던 아이유였으나, 콘서트를 1주일 남겨두고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이유는 지난 3월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오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는 계획을 깜짝 공개한 바 있다.
잔디 논란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축구 국가대표팀과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에서 홍명보가 이끄는 첫 대표팀이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팬들은 각종 외부 행사 대관으로 잔디가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대표팀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이 경기 후 "잔디 때문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손흥민은. 닷새 후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오만과의 예선전 경기에서 3-1 승리를 따낸 후 "원정 구장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것이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며 서울 경기장의 관리 상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일부 축구 팬들은 21일과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아이유의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축구팬들의 비판이 경기장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에 쏠리자 서울시와 서울시시설관리공단은 15일 "내년부터 대형 콘서트 대관 시 그라운드(잔디) 구역에 좌석을 설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가수 콘서트 등 문화행사에 대해서는 그라운드 석을 판매하지 않는 조건으로만 대관이 허용된다.
그러자 아이유 팬들이 서울시와 서울시시설공단의 대응 태도가 무능하다며 반발한 것.
팬들은 "특히 서울시설공단은 월드컵경기장에서 행사를 진행할 경우 주간(09~18)과 야간(18~06)에 각각의 대관료를 받으며 문화예술행사는 '주최 측 관람료 수입의 8%의 비용을 별도로 받는 만큼, 이번 아이유 콘서트에서 서울시설공단이 이틀간 벌어들이는 수익은 12억 26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단이 매년 80억 원에서 100억 원의 흑자를 내면서도 서울시가 자랑했던 '하이브리드 잔디'는 3년 만에 '볼멘소리'를 듣고 있는 구장으로 전락하고 인력 부족과 예산 부족 탓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외부 행사 대관업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벌어 들이면서 잔디 관리 등 시설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시와 공단이 아이유 콘서트를 언급하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아이유 갤러리는 "오세훈의 서울 시장은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선언을 통해 진실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서울시설공단의 감사를 통해 '잔디 관리'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는 등 재발 방지에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번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 문제는 아시아축구연맹(AFC)까지 나서 상태를 확인한 뒤 10월 개최 예정인 이라크전 장소를 재검토하라는 공문을 대한축구협회에 보내자 서울시와 공단이 긴급 점검과 보수에 나섰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가 심각하게 손상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8월 열린 '잼버리 콘서트'라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잼버리 콘서트를 위해 운동장 위에 무대를 설치하고 그라운드 석을 아무런 잔디 보호 조치 없이 설치하면서 훼손이 심각하게 발생해 이후 제대로 된 복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이유 팬들은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2024년 한 해 콘서트 수수료만으로 무려 36억이 넘는 수익을 벌어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단은 그에 걸맞은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잔디 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었어야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