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여자 세계 랭킹 1위는 아쉽게 불참하지만 2021년 US오픈의 여왕은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국내 유일의 프로 테니스 투어인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이 20회째를 맞아 500등급으로 격상돼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14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22일까지 열전이 이어진다.
코리아오픈은 지난해까지 WTA 250 시리즈 대회로 열렸지만 올해 WTA 500 등급으로 승격됐다. 총상금 규모도 지난해 약 26만 달러에서 올해 100만 달러(약 13억 3000만 원)로 늘었다.
그런 만큼 이번 대회는 세계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세계 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US오픈 준우승자이자 한국계 제시카 페굴라(3위·미국). 2022년 윔블던 우승자 엘레나 리바키나(4위·카자흐스탄) 등이다.
하지만 시비옹테크는 대회 개막 하루 전날 출전을 포기했다. 시비옹테크는 대회 조직위원회에 "US오픈 이후 아직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 부득이하게 서울에는 갈 수 없게 됐다"면서 "스케줄 변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에는 꼭 서울을 방문해 한국 팬들 앞에서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페굴라도 US오픈 결승까지 오르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갈비뼈를 다쳤다. 페굴라는 한국인 어머니를 둔 미국 재벌가로 알려져 있다. 어머니 킴 페굴라는 남편 페리와 천연 가스, 부동산,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 성공해 순자산이 약 1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페굴라는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페굴라는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사인회 등 국내 팬들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리바키나도 등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US오픈 4강에 오른 에마 나바로(8위·미국)는 일정 변경, 2014년 코리아오픈 우승자 카롤리나 플리스코바(40위·체코)도 다리 부상을 이유로 나오지 못하게 됐다.
다만 2021년 US오픈 우승자인 영국 스타 에마 라두카누는 한국 팬들과 만난다. 당초 라두카누는 와일드카드로 본선 대기자 명단에 올랐지만 상위 랭커들의 불참으로 본선에 직행하게 됐다.
이미 라두카누는 지난 12일 입국해 적응 훈련을 마쳤다. 라두카누는 2022년 이 대회에 출전해 큰 인기를 모은 가운데 4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2004년 시작된 코리아오픈은 그동안 굵직한 스타들이 출전했다. '미녀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가운데 비너스 윌리엄스(2007년·미국), 마리야 키릴렌코(2008년·러시아), 다테 기미코(2009년·일본),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012년·덴마크),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013년·폴란드), 옐레나 오스타펜코(2017년·라트비아), 카롤리나 무호바(2019년·체코) 등이 청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국 선수들은 복식에서 강세를 보였다. 한나래(부천시청)과 최지희(NH농협은행)가 2018년과 2021년 2번 정상에 올랐고, 앞서 2004년 조윤정-전미라(이상 은퇴)가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단식에서는 장수정(대구시청)이 2008년 8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tv N 스포츠에서 16일부터 센터 코트 경기를 생중계한다. 또 19, 20일에는 야간 경기도 치러진다. 14, 15일 예선을 거쳐 16일부터 본선이 이어지고 단·복식 결승은 22일에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