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광주송정역에는 고향을 향하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다양한 사연을 가진 귀성객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가족들과 모여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뜬 표정으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광주송정역까지 향한 시민들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족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챙기며 분주히 움직였다.
부모와 함께 추석을 맞아 기차역을 찾은 아이들은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먹으며 열차 시간을 기다리기도 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대기실 한 곳에서는 광산소방서 대원 20여 명이 심폐소생술 교육 등을 지도하기도 했다. 시민들에게 "안전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라고 크게 외치며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알리는 생필품과 홍보지를 나눠주는 캠페인 활동을 펼쳤다.
이날 광주송정역에는 자신의 몸만한 크기의 여행용 가방을 끌고 서울행 KTX를 타러가는 결혼이주여성 우지현(44)씨가 있었다. 우씨는 열다섯살 아들 김서준군과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씨는 "23년 전 한국에 정착한 뒤 광주에서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군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아빠와 오랜만에 만나 엄마의 고향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우씨의 고향인 중국 단둥에 가기 위해서는 광주에서 기차 3시간, 인천항에서 배로는 16시간이 걸린다. 두사람은 긴 여정을 앞두고 있지만 가족과 함께할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다. 우씨는 "단둥에 가면 백두산도 가고 3일 정도 아들에게 다양한 곳을 보여줄 예정"이라며 "남편은 물론 친정 가족들과 오랫동안 함께 있을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광주에 사는 김지은(74)씨는 손녀 서민경(21)씨의 손을 꼭 잡고 인천행 KTX에 탑승했다. 김씨는 "광주에서 대학에 다니는 손녀 덕분에 기차표를 구해 온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다"며 "딸 2명과 아들 1명, 언니까지 모두 모여 추석 아침상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경기도 구리에서 광주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온 김현승(44)씨는 "3살이 된 아들과 아내가 같이 광주를 찾은 것은 올해는 처음"이라며 "오랜만에 할머니를 본다는 이야기에 아이가 너무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인 만큼 온 가족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푹 쉬기로 했다"며 "3일동안 광주에서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추석 연휴 광주와 전남 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교통량을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40만 8천대로 추산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둘째 날인 오는 15일 오전 9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했다.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17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가 가장 혼잡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승용차 기준으로 서울에서 광주까지는 4시간 50분이, 서서울에서 목포까지는 4시간 50분이 각각 소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