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로 가!…개미들의 '레버리지' 사랑[계좌부활전]

영화 타짜 캡처

"묻고 더블로 가!" 영화 타짜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영화는 도박판을 배경으로 그리고 있지만, 현실의 개미는 주식시장에서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1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8월 말 기준 보유한 상위 50종목 중 ETF는 모두 17개입니다.
 
이 가운데 7개가 레버리지 ETF입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레버리지가 최대 2배인 반면, 미국은 1.5배부터 3배까지 다양한데요.
 
1위는 나스닥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TQQQ'로 31억 1870만달러(약 4조 1768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어 2위도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 따르는 'SOXL'로 26억 8360만달러(약 3조 6천억원)어치 갖고 있습니다.
 
이 두 ETF 보유금액을 합하면 서학개미 투자 3위인 애플(50억 7177만달러)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서학개미의 계좌는 레버리지 ETF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미국의 20년물 이상 장기 국채를 3배 추종하는 'TMF'(13억 8740만달러), 엔비디아 수익률의 1.5배를 따라가는 'NVDL'(7억 7320만달러)이나 테슬라 2배 추종 'TSLL'(6억 1100만달러), 비트코인 선물 2배 추종 'BITX'(2억 9310만달러)처럼 국채와 개별종목, 비트코인 등도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고 있습니다.
 
서학개미가 8월에 순매수한 ETF를 봐도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나 나스닥100 지수, 엔비디아의 수익률을 거꾸로 추종하는 'SOXS', 'SQQQ', 'NVDQ' 등 레버리지 ETF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연합뉴스

동학개미도 레버리지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8월 30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을 보면, KODEX 200선물인버스X가 압도적 1위입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3위이고 KODEX 인버스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레버리지도 모두 상위권입니다.
 
동학개미의 8월 한 달 ETF 투자를 살펴봐도 레버리지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KODEX 200을 691억원 순매수할 때, KODEX 레버리지는 3배 더 많은 2073억원어치 샀습니다. 또 KODEX 인버스를 178억원어치 팔 때,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4.3배인 767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이 같은 한국인은 ETF 운용사의 'VIP'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의 ETF 운용사가 수수료(총보수) 인하 전쟁 중인 가운데, 레버리지 ETF는 일반 ETF보다 수수료가 높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가 0.2%지만 3배 레버리지인 TQQQ는 0.88%이고, KODEX 200이 0.15%일 때 KODEX 레버리지는 0.6%로 각각 4배의 차이를 보입니다.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더 높고 빠르게 올릴 수 있지만, 원금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원금의 절반을 잃으면, 원금 회복을 위해 100%의 수익률을 기록해야 하는데요.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낸다면, 5년이 걸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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