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 김해공항 인근 사설 주차장 배짱장사 논란

부산 김해국제공항 인근 일부 사설 주차장 요금 논란
성수기라며 예상 금액의 두 배 가까운 요금 요구해
구체적 기간, 가격 고지 안 돼…"부르는 게 값이냐" 불만
온라인상에서도 예약 전날 더 비싼 요금 요구하는 사례
지자체 "민원 있지만 법적 제재 어려워…계도 등 행정지도"

김해국제공항 모습. 한국공항공사 김해국제공항 제공

다수의 김해공항 이용객이 이용하는 사설 주차장 일부 업체가 성수기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더 높은 요금을 요구해 '배짱장사' 논란이 일고 있다.
 
구체적인 성수기 기간이나 가격을 안내하지 않고, 예약이나 결제 과정에서 두 배 가까운 금액을 요구했다는 사례가 전해져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이달 초 김해공항 인근 민영 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에 나섰다. 한 업체 홈페이지에서 고지된 가격과 해당 날짜에 대한 예상 요금을 확인한 A씨는 예약을 신청했다.
 
그러나 얼마 뒤 전화를 걸어온 업체는 A씨가 확인한 요금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요구했다. 추석을 앞두고 있어 성수기 요금이 적용된다는 이유였다.
 
"홈페이지에 고지돼 있다"는 업체의 당당한 태도에 A씨는 홈페이지를 다시 확인해 봤지만 "주말이나 성수기에 따라 요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만 적혀있을 뿐이었다.
 
A씨는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성수기에 해당하고, 이 기간에는 하루 요금이 얼마라는 내용은 하나도 없이 성수기에는 요금이 달라질 수 있다고만 하면 '부르는 게 값'이 아니냐"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업체가 배짱장사한다고 느껴진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해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한 사설 주차장 업체의 성수기 요금 관련 안내 문구. 업체 홈페이지 캡처

주차 자리를 구하기 힘든 공항 주차장 대신 인근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여행객이 많아, 김해공항 인근에는 사설 주차장 업체 여러 곳이 몰려있다. 주차 수요가 특히 많은 명절 연휴나 여름 성수기에는 일부 업체가 성수기 요금을 임의로 책정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행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카페 등 온라인상에서도 일부 사설 주차장에서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김해공항 인근 한 사설 주차장에서 예약을 완료했지만, 예약 날짜 하루 전 급작스럽게 성수기라는 이유로 더 비싼 금액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밖에도 예약 당일 결제 직전 요금을 더 높이거나, 명시돼 있는 금액으로 예약을 요구했더니 갑자기 '만차'라며 예약을 거부당했다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김해공항 인근에 위치한 사설 주차장의 온라인 홈페이지를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상당수 업체가 성수기 기간과 요금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두지 않았다. 성수기의 경우 별도 금액이 적용된다는 안내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해공항 인근에 있는 한 주차장 업체가 홈페이지에 고지해둔 요금표. '성수기 요금 변동'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업체 홈페이지 캡처
 
심지어 일부 업체는 하루당 요금조차 명시하지 않고, 이용 날짜를 입력해야만 예상 요금을 알 수 있게 했다. 소비자는 어떤 기준에 따라 요금이 책정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공항 인근 사설 주차장이 위치한 지자체도 공항 인근 사설 주차장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된다고 밝혔다. 주로 주차 요금에 대한 불만 민원이 대부분으로, 일부 성수기 요금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다만 근거 없는 성수기 요금 등과 관련해 업체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강서구 관계자는 "주차장법에 사설 주차장 요금에 대해 상세히 규정해 둔 내용은 없어 과태료나 영업정지 등 법적 제재를 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원이 들어올 경우 업체에 확인하는 등 계도할 수 있는 사안은 행정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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