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국가 재정·통화 관련 정보를 다루는 기관들에 대한 해킹 시도가 최근 약 5년간 2천 건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재부는 올해 상반기 위협 탐지 건수가 지난해 1년 치보다 많았고, 한국재정정보원에 대한 위협은 지난해의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한국재정정보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기재부와 한은, 재정원 및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6개 기관에 대한 2020년~2024년 6월 말 기준 해킹시도 탐지건수는 2159건으로 집계됐다.
기재부에 대한 해킹시도 탐지건수가 7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재정원 485건, 한은 292건, 조폐공사 264건, 투자공사 250건, 수은 157건 순이다.
특히 기재부에 대한 해킹시도는 올해 1~6월 234건이 탐지돼 지난해 1년치 233건보다도 많았다. 앞서 2020년 112건에서 2021년과 2022년에는 60건 대로 줄었으나, 지난해 3배 이상 늘더니 이대로면 올해 전체 건수는 지난해의 2배로 늘 우려도 있다.
웹 접근시도가 크게 느는 추세다. 기재부 웹 접근시도는 2020년 40건, 2021~2022년 20건 대에서 지난해 138건으로 늘더니, 올해 상반기에만 184건이 탐지됐다. 웜·바이러스 위협도 5건, 디도스 공격시도는 1건 탐지됐다. 이밖에 유해IP 접근 등 기타 위협이 44건이다.
한은과 수은, 조폐공사, 투자공사에 대한 해킹시도는 지난해보다 완화했지만, 재정원은 지난해 94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92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역시 웹 접근시도가 1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웜·바이러스 위협이 4건, 기타 위협 71건 탐지됐다.
이들 6개 기관 모두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해킹시도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가장 많은 해킹시도가 탐지된 국가 순위가 지난해 '중국'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으로 모두 역전된 점도 눈에 띈다.
예컨대 올해 상반기 기재부에 대한 국외 해킹시도는 미국 56건, 중국 25건, 홍콩 23건, 독일 13건 등 총 40개국에서 216건 이뤄지고, 재정원은 미국 68건, 네덜란드 20건, 중국 17건, 홍콩 8건 등 총 35개국에서 188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의 재정·통화 정책 관련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기관인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들 기관은 의원실에 "해킹시도에 따른 피해는 없었다"고 보고했다.
박성훈 의원은 "국가의 재정·통화 정책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 반드시 비밀이 유지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해킹 시도가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차단 시스템에 대한 투자 확대와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