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아파도 참으세요?"…의료비 '명절할증' 어떻게 보세요[노컷투표]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들어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의료 공백으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대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증환자가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하는 경우 내는 본인 부담금이 인상되고, 가까운 병의원·약국을 이용해도 평소보다 돈을 더 많이 내야 합니다. "돈 없으면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등 비판 여론이 거셉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에 병의원·약국을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률이 평소보다 30~50% 늘어납니다.

평소 공휴일에는 가산율이 30% 수준인데 이번 추석 연휴 동안 한시적으로 이 가산율이 50% 수준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평소 동네 의원 초진 진찰료로 1만7610원이 책정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 부담 비용은 5283원이지만 연휴 기간에는 약 1600원이 오른 6868원을 내야 합니다. 마취와 처치, 수술 등이라면 50%가 추가된 금액을 부담합니다.

또한 이날부터 경증환자가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할 경우 본인부담금이 90%로 인상됩니다. 평소 13만 원 수준에서 22만 원으로 평균 9만 원 오릅니다.

복지부는 진료비 본인부담을 높여 응급실 문턱을 높이면 경증 환자의 쏠림을 막고, 부족한 의료진이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네 병·의원들이 추석 연휴에도 문을 열도록 유도한 뒤 경증 환자를 병·의원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7개월째 의료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는 아픈 국민들이 돈까지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입니다. 추석 연휴 때는 혹시 모를 응급 상황을 스스로 피하기 위해 생선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평소 하루 응급실에 방문하는 환자 수가 2만 명, 연휴 때가 되면 3만명으로 늘어난다"며 "하루 평균 1만 명의 환자는 응급실에 오지 않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경증환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90% 인상에 대해선 "이익을 보는 것은 보험공단밖에 없을 것"이라며 "환자들이 응급실을 가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들은 개인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누리꾼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 "대책이라는 게 결국에는 돌고돌아 환자들에게 부담시키는 거네?", "돈 없으면 아파도 참다 죽으세요", "의료비용을 올려서 환자 수를 줄이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 한가위 연휴, '응급실 대란'을 피하기 위해 환자들이 돈을 더 내라는 정부의 방침.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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