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인 이원석 총장이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 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고 지난 2년의 임기를 소회했다.
이 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한날, 한시도 노심초사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을 쏟았다"며 이같은 퇴임사를 밝혔다.
이 총장은 "2022년 5월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시작해 9월 검찰총장에 취임한 후 2년 4개월"이라며 "검찰이 세상사 모든 일을 해결해 줄 '만능키'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검찰을 '악마화'하는 사람들, 양측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저주를 묵묵히 견디고 소명 의식과 책임감으로 버텨온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정치와 경제, 문화, 예술, 종교, 과학, 기술, 의료와 같은 사회 여러 영역에서 소통하고 숙의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검찰과 사법에 몰아넣는 가히 소용돌이의 사법 시대"라며 "한쪽에서는 검찰독재 과잉수사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해낸 것 없고 부실수사라고 손가락질 한다. 유불리에 따라서만 험한 말들을 쏟아내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모든 일에 오로지 '증거와 법리'라는 잣대 하나 만으로 판단하고 국민만 바라보고 결정하려 노력했지만 국민 기대와 믿음에 온전히 미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검찰은 법의 지배, 법치주의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주된 존재 이유는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을 그르다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자기 진영을 방어하는 데에만 매달리는 양극단 사이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