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우라늄 농축시설 첫 공개로 美 대선 압박

우라늄농축시설 사진도 공개…대규모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 과시
현재 한창 진행되는 美 대선에 영향 미치려는 의도 관측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세력들"…대남 적대의지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몰아치기 군사행보에 나섰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물질을 생산하는 우라늄 농축기지를 처음으로 공개 방문한 데이어 600㎜ 초대형방사포차의 성능 검증을 위한 시험사격을 참관하는 한편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도 방문해 특수부대 전투원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정권수립기념일을 앞두고 오진우 포병종합군관학교와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 해군기지와 선박제조 지설 등 4개 군사시설을 연달아 방문하더니, 일주일도 되지 않아 또 다시 집중적 군사행보를 공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앞서 제2 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할 때는 미사일 발사대에 손을 얹는 사진으로 '24개 바퀴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슬쩍 공개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번에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전면적으로 공개해 핵능력을 과시했다.
 
북한의 매체들이 이날 공개한 5장의 사진은 대규모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가 꽉찬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줬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핵무기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위해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릴 것과 완성 단계에 이른 새 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을 계획대로 밀고 나갈 것,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할 것 등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전술핵탄두의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600mm초대형방사포차의 성능검증시험을 참관했고, 유사 시 후방 지역에 침투하는 특수부대 전투원들도 격려 방문했다. 
 
김정은의 집중적인 군사행보는 현재 한창 진행되는 미국 대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평소 미국과의 '대결과 대화'에 모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한 만큼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미국 대선 후보들을 향해 자신들의 핵능력을 과시하며 몸값을 높인 셈이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플루토늄 생산체계 보다 핵물질을 보다 은밀하게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핵능력의 과시에 해당한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최근에도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세력들이 공화국을 반대하여 감행하는 핵위협 책동들은 더욱 노골화되고 위험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항구적으로 미국과 대응하고 견제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 전망적인 위협들은 우리로 하여금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 공격능력을 끊임없이 계속 확대 강화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 TV 토론에서 민주당 해리스 후보가 공화당 트럼프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선전한 상황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 1차토론 이틀 뒤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대미 메시지용"이라면서 "1차토론 결과 트럼프 후보가 불리하게 됨에 따라 대선까지 남은 50여일 기간 북한 핵무기 고도화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쟁점으로 부각시키는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의 발언 중 특히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세력들"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 및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 방문과 함께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을 보다 직접적으로 겨냥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8.15통일 독트린'과 '남북 실무대화협의체' 제의에도 불구하고 남한에 대한 호칭 자체를 피하면서 적으로 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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