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한 토트넘의 미드필더 로드리도 벤탕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 절차를 밟게 됐다.
FA는 13일(한국시간) "벤탕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부정행위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어 징계 여부를 따지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벤탕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이나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해 명예를 실추시켰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벤탕쿠르의 발언은 국적, 인종, 민족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선수 개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FA 징계위원회는 6~12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에 명시돼 있다. 벤탕쿠르는 19일까지 FA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줘도 모를 거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벤탕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에 손흥민이 사과를 받아들이는 내용의 SNS 글을 올렸으나 논란은 이미 확산했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이는 단체 '킥잇아웃'은 "(벤탕쿠르의 행동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했다.
토트넘은 한국 팬들의 차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7월 한국 투어 명단에서 벤탕쿠르를 제외했다.
한편 토트넘은 올 시즌 1승1무1패(승점 4)로 EPL 10위에 머물러 있다. 개막전 선발 출전하는 등 올 시즌 주전이 유력한 벤탕쿠르가 출전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면 토트넘에 작지 않은 타격이 될 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