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는 한국어가 있나요?" (박경림)
"이 얼음으로 팥빙수 만들어 주세요."(사카구치 켄타로)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할 줄은…." (박경림)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의 능숙한 한국어에 폭소가 나왔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 마련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첫 촬영했을 때 호수가 얼어 있었는데 이 말을 처음으로 외워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사카구치 켄타로씨가 한국어를 잘 하는 것 같다"는 사회자 박경림 물음에 사카구치 켄타로가 옆에서 반응하자, 이세영은 웃으며 "저보다 더 잘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문현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홍종현, 나카무라 안이 함께해 작품을 소개했다.
문현성 감독은 연출 배경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동경한 장르가 멜로였다"며 "작품이 끝나자마자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과 함께 여러 작품을 찾아봤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 작가가 원작을 소개해 줬다"며 "제목이 와닿았고, 내용도 내가 상상한 생각과 너무 닮았더라"고 떠올렸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일본에 유학 중이던 홍(이세영)이 준고(사카구치 켄타로)를 만나 애절한 사랑과 이별을 겪은 후 5년 만에 한국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에 홍만을 바라보는 민준(홍종현)과 준고에 집착하는 칸나(나카무라 안)는 인물 사이 복잡한 관계를 더할 전망이다. 이에 문 감독은 "최대한 (인물 내면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세영은 "감독님이 각 인물마다 감정선을 들여다보고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며 "작품 이해도가 높으셔서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사카구치 켄타로도 "시각적으로 다이나믹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라며 "등장인물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인물간의 섬세한 감정을 봐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은 한국과 일본의 배우가 오랜만에 협업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특히 사카구치 켄타로와 나카무라 안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한국 촬영이) 너무 추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도시뿐 아니라 자연이 느껴지는 곳에서도 촬영을 했다"며 "한국에 더 좋은 곳이 있고, 한국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를 넘어 한국 작품에 첫 출연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향성을 보고 걸어가는 작업 자체가 너무 기뻤다, 이 작품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더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나카무라 안도 "국가를 넘어서 작품을 할지 몰랐다"며 "한국에 와서 많은 공부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랑 다른 부분이 있었지만, 그 또한 자극이 돼 촬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한일 협업 작품이 한동안 없었는데, 오랜만에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저랑 스태프에게 즐거운 부담이었던 거 같다"며 "(저희가) 좋은 선례를 남겨 추후에 또 찍게 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한국 방식, 일본은 일본 방식이 있는데 앞으로 같이 작업을 하다 보면, 서로의 장단점을 느끼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끝으로 "만약에 헤어졌던 사람과 우연히 만난다면, 나는 어떤 감정이나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며 "모두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오는 27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