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 "응급실 의사 42% 감소…'부분적 폐쇄' 고려도"

"동시에 환자 내원하면 의사 1명으로 대처 못해"
응급실 전공의 348명에서 33명으로 91% 감소

서울시내 한 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가 들어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

53개 수련병원의 응급실 중 7개소에 의사가 5명 이하로 '부분적 폐쇄'를 고려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수련병원 53개소를 대상으로 응급실 현황을 긴급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3개 수련병원 응급실 중 7개소(13.2%)에서 의사가 5명 이하로 '부분적 폐쇄'를 고려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의사 6~7명이 10개 병원으로 24시간 1인 근무, 의사 8~9명이 10개 병원으로 16시간 1인 근무, 의사 10~11명이 10개 병원으로 16시간 2명 근무가 가능한 수준이다.

의사가 12명 이상으로 항상 2명 이상이 근무할 수 있는 병원은 16개소(30.2%)에 그쳤다. 7개 병원을 제외하면 현재 수련병원에서 같은 시간에 보통 1.5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의교협에 따르면, 2023년에는 1명 근무병원은 1개소, 부분 2명 근무병원은 4개소였다. 48개 병원은 모두 12명 이상으로 2명 이상이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의교협은 "질병의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응급실 방문환자의 경우 환자 1명당 평균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8시간 근무하면 일반적으로 20명 이내의 환자만 진료할 수 있다"며 "1명 근무의 경우 단순히 시간의 합이 아니라 동시에 환자가 내원하면 1명의 의사로는 대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는 922명에서 (의정 갈등 이후) 534명으로 388명(42.1%) 감소했다.

전문의는 528명에서 501명으로 27명 줄었는데, 절반 이상의 병원에서 전문의가 감소했다. 53개 병원 중 전문의가 감소한 병원은 29개소(54.7%), 변화가 없는 병원은 12개소(22.6%), 늘어난 병원은 12개소(22.6%)였다.

전공의(일반의)는 384명에서 33명으로 91.4% 감소했다. 60% 이상 감소한 병원이 11개소, 50~60% 미만 감소한 병원이 10개소로, 21개(39.6%) 병원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2023년 대비 50%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전의교협은 "2023년 많은 수련병원이 교수 7~8명에 전공의를 둬 일반적으로 1천병상 병원에는 동 시간대에 전문의 1명, 전공의 2~3명 등 총 3~4명이 근무했다"며 "그러나 전공의가 대부분 사직한 지금은 많은 병원이 동 시간대 교수 1~2명으로만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응급실 의사들의 감소 폭은 더 컸다.

지역별 응급실 의사 감소 상황을 보면, 충청·부산·광주·전남 지역이 50% 이상, 강원·전북·대구·경북·울산·경남 지역이 40% 이상 줄었다. 수도권은 경기 북부 41.4%, 서울 39.2%, 경기 남부 35.8%, 인천 8.9%가 감소했다.

지역별 전문의 수는 충청 지역 27.9%, 광주·전남 13.6%, 대구·경북 12.8%, 부산 11.4%로 10% 이상 줄었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은 0.3%만 감소해 변화가 미미했다.

부산 지역의 경우, 조사 대상 병원 5개소의 응급의학 의사는 32명으로 병원당 평균 의사 수는 6.4명으로 근무 환경이 가장 열악했다.

전의교협은 "응급실 붕괴가 지역부터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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