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연기금, 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2일 금감원·국민연금공단·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토론에서 "그간 주주이익을 적극 고려하는 환경조성을 위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며 "이제는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실질적으로 확대되고 기업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이행에 대해서는 "연기금과 운용사가 자본시장의 핵심 투자주체로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의 혁신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 공적연금(GPIF)이 자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고 일본 밸류업 정책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소개하기도 했다. GPIF의 일본 주식 투자비중은 2010년 11.5%에서 지난해 24.7%로 뛰었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펀드의 독립적인 의결권 행사가 저해 받지 않도록 지원하고 위탁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적정성도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을 적기에 퇴출하겠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이 원장은 "좀비기업은 자본시장 내 가치 상승의 제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신속히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며 "상장폐지 절차 단축과 상장유지 요건 강화 등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소관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은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정책 적용 현황과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감원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전망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 일부는 연초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실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초 대비 전일(11일) 기준 현대차는 11%, 신한 35%, 메리츠 50%, DB금융투자 48%, 키움 28%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토론회에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한국거래소 김기경 부이사장을 비롯해 기관 투자자, 기업 및 유관단체,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