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부산 김해국제공항이 국내선 탑승객에게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하면서, 교통 혼잡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성수기마다 '주차 대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무료 개방으로 더 많은 이용객이 몰려, 주차장과 공항 이용에 혼란이 가중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국제공항은 정부의 민생안정대책 지침에 따라 추석 연휴기간인 14일부터 18일까지 국내선 이용객에 주차장을 무료 개방한다고 12일 밝혔다.
공항은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 주차장을 비롯해 화물·장기 주차장과 일부 직원 주차장까지 확보해 5천 면 이상을 개방한다. 김해공항이 명절 연휴 기간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 국내선 항공편 승객은 공항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선 주차장 외 국제선 터미널 등 공항 내 다른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요금을 지불하고 추후에 돌려받을 수 있다.
문제는 김해공항이 평소에도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 주말마다 주차장 자리가 부족해 '주차 대란'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여름 성수기였던 지난 7월에는 만차인 주차장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 한 승객이 공항 진입로에 불법주차한 뒤 해외로 출국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차량은 통행이 많은 진입로에 주차돼 교통 흐름을 크게 방해했고, 공항 리무진 버스 등이 공항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비성수기 주말에도 주차가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이용객이 크게 몰리는 명절 연휴에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면서 혼잡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 대기 행렬이 인근 교통 흐름을 방해할 수 있고, 승객들도 주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비행기 탑승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항공사는 이번 연휴 6일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쳐 모두 29만 4천여 명의 승객이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5일 간 예상 이용객수가 21만 8천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만 6천여 명이나 많다.
공항 측도 주차장 개방으로 교통안전과 공항 이용에 더 큰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해 연휴 기간 주차장 관리 인력 270여 명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김해국제공항 관계자는 "평소에도 주차장 만차로 주차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무료 개방까지 하면서 공항에서도 걱정이 크다"며 "주차장이 상당히 복잡해 주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비행기 탑승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승객들은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일부 직원 주차장까지 개방하면서 공항과 항공사 직원들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항 내 직원 주차장 3곳 가운데 공항 터미널과 가장 가까운 관리동 주차장이 연휴 기간 승객들에 개방되면서, 직원들은 더 멀리 떨어진 주차장 2곳을 이용하도록 배정 받았다.
한 김해공항 근무 직원은 "직원들도 모두 주차비를 지불하고 이용하는 건데 갑자기 더 먼 곳에 주차하라고 하니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정부 지침이라고 해도 일방적으로 주차 자리를 옮기라고 통보를 받다보니 반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