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 레전드'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의 외조카로 알려진 혼혈 우완 투수 양제이(22). KBO 리그에서 뛰는 미래를 그리며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국 프로 선수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KBO는 11일 서울시 송파구 롯데호텔 잠실에서 '2025년 KBO 신인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총 1197명이 지원했다. 고교 졸업 예정자 84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8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5명이 그 대상자다.
지난달 19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참가자들 역시 이날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렸다. 특히 양제이가 프로 무대에 입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큰 관심이 모였다.
양제이는 농구 레전드 양동근 코치의 외조카다. 양 코치의 누나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자란 양제이는 미국 오벨린 대학교를 졸업한 뒤, 올해 7월부터 경기도 독립야구단인 화성시 코리요에서 뛰고 있다. 198cm, 110kg의 건장한 체격을 지녔고, 오른손으로 내리꽂는 강속구가 장점인 선수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도 양제이는 총 30개의 공을 던지며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를 찍었다. 구종은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던졌다.
당시 양제이는 "최고 구속을 150km를 찍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만족한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늦지 않은 시기에 KBO 리그에 도전해 보라고 외삼촌이 조언해 줬다"며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병역 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끝내 양제이의 이름을 호명되지 않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프로 10개 구단은 11라운드까지 모든 지명권을 행사했다. 키움 14명, LG 12명, SSG·롯데 10명, NC 9명, 그 외 구단들은 각 11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이로써 총 110명의 선수가 내년 시즌 KBO 리그 무대를 누비게 됐다. 이중 양제이는 포함되지 못했다. 프로 구단들은 양제이뿐만 아니라 독립구단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한 명도 지명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2세 선수들도 KBO 리그의 높은 벽을 느꼈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의 아들이자 동원대 우완투수인 차유민, 한화 이글스 정경배 코치의 아들인 내야수 정상훈(강릉영동대)도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