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고랭지 배추…한국 김치마저 위협하는 기후위기[기후로운 경제생활]

■ 방송 : 유튜브 실컷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 홍종호>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다음 소식 볼까요?

◇ 최서윤> 기후변화 때문에 한국산 배추김치가 사라질 수 있다.

◆ 홍종호> 아니 김치까지 왔습니까? 참 이게 미치지 않는 기후가 미치지 않는 산업 또 상품 서비스가 없는 것 같아요.

◇ 최서윤> 영국 로이터 통신에서 '한국 사람이 너무너무 사랑하는 배추 요리 김치가 기후변화 때문에 위기에 빠졌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어요. 정확히 보면 한국식 배추 중에 강원도에서 재배되는 고랭지 배추가 사라질 수 있다, 이런 내용이에요.


◇ 최서윤>고랭지 배추는 섭씨 18도~21도 사이 온도에서 되게 잘 자라고 여름에도 최고 25도가 넘지 않아야 한대요. 역시 온도가 너무 높아지는 게 문제입니다. 여름이 너무 더운 거예요. 말씀드린 아까 그 온도 범위를 벗어나면 배추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김치 명장 이하연 씨가 로이터 인터뷰에서 말했어요. 높은 기온에서는 배추 심지가 상하고 뿌리가 흐물흐물해진다. 그래서 이대로면 여름철에 배추김치 포기해야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려를 드러냈어요.

◆ 홍종호> 고랭지 배추는 주로 겉절이 먹는 그 배추죠.

◇ 최서윤> 맞습니다. 여름철에 겉절이 담가 먹는 그 김치, 주로 고랭지 배추로 만듭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서도 보면은 작년에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이 20년 전에 비해서 절반으로 줄었대요.

◆ 홍종호> 어마어마하게 줄었네요.

◇ 최서윤> 예. 이게 온도만 오르는 게 아니라 온난화와 함께 따라오는 현상들 있죠. 폭우 그다음에 해충,  이런 것들이 재배량을 감소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2090년이 되면 고랭지 배추가 전혀 재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을 농촌진흥청에서도 내놨어요. 그래서 연구에 착수했다고 하거든요.


◆ 홍종호> 우리가 얼마 전에 다룬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있었죠. 기후변화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런 보고서의 내용 중에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 지역에 특히 기후변화가 미치는 타격이 굉장히 크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요. 올해 초반에는 금사과 얘기 나왔지만 배추 가격도 많이 폭등했잖아요.

◇ 최서윤> 맞아요. 지금 우리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다 하는데 실감이 안 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히트플레이션, 농산물 가격이거든요. 지난달에 배추 도매가격이 10kg당 2만2 2226원이었대요. 근데 이게 작년보다 10% 이상 오른 거고요. 평년 대비 30%가 비싼 가격이라고 합니다. 김치 없이 못 살잖아요.

◆ 홍종호> 저도 못 삽니다.

◇ 최서윤> 김장 김치뿐만 아니라 겉절이까지, 항상 저희는 김치를 한 3~4종류씩 두고 먹는데 한국 사람들이 김치를 안 먹을 수가 없잖아요. 슬픈 소식은 지난 우리 올해 상반기 1월부터 7월까지 김치 수입액이요. 작년보다 7% 늘었대요. 1320억 원 규모인데 이게 역대 최대치라고 합니다. 우리가 김치 종주국인데 중국산 김치를 많이 수입해 먹는 거예요.

◆ 홍종호> 뉴스 보면 중국산 김치의 위생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한 지적도 많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국내 생산이 적지만 수요는 늘 있기 때문에 김치에 대한 수입이 이렇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것이 정말 다방면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농산물 가격, 특히 배추에도 국내에서 생산이 적으면 중국에서 수입을 해야 되는 이런 상황으로까지 가는 거에서 정말 특단의 그런 노력과 조치들이 정부 차원에서 있어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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