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한 젖소 사육농장에 정장 차림의 남성이 들이닥쳤다. 넥타이까지 조여 맨 그가 우리 한가운데로 들어가 맨손으로 퍼 올린 건 '소똥'이었다. 망설임 없이 손은 코로 향했다.
"정말 냄새가 확실하게 잡혔더라고요. '바로 이거다' 싶었던 거죠."
경기도의회 이오수(50·국민의힘) 의원은 논밭 하나 없는 광교신도시가 지역구지만, 농어업에 진심이다. 경북 영주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에서 뛰고 있다.
그런 그가 농업분야에서 해결사를 자처한 게 축산농가의 '악취'문제다. 이 의원은 가축분뇨의 지독한 냄새를 없앨 해법을 해외연수에서 찾아냈다. 지난해 유럽 핀란드 출장에서 발굴한 이끼류 유기물인 '피트모스(peat moss)'다.
피트모스는 늪지 식물이 바닥에 퇴적·부식되면서 만들어진 물질로, 통기성이 우수해 농장 바닥의 수분 조절을 통해 악취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국내 농장에서는 톱밥을 바닥에 깔지만 매주 갈아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이 따랐다. 반면 피트모스는 자체 단가는 톱밥보다 비싸지만, 통상 한 달 정도 사용할 수 있어 농가의 불편을 덜고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는 게 이 의원의 판단이다.
"냄새를 잡으니까 파리나 모기 등 병해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피트모스를 활용하면 고질적인 축산분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악취 해결만이 아니다. 피트모스와 뒤섞인 분뇨는 비료로서도 업계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의원은 도내 농촌 토양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칫거리였던 똥이 황금알이 되는 시대가 올 수 있습니다."
이를 농가에 확대 보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호소다. 체계적인 시범사업을 운영해 효과성을 검증하고, 농장주들의 인식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도내 4개 권역(6개 샘플 농장)에 피트모스를 이용한 샘플 농장을 만들어 축산악취 저감 데이터를 구축하려고 해요. 이 데이터를 널리 홍보해 경기도 전체로 퍼져나가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국내 농업인 규모 2위이자 도농복합도시를 다수 품고 있는 경기도에서 '대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이끌겠다는 포부도 남다르다.
이런 맥락에서 똥 다음은 '쌀'이다. 그는 도시민들이 쌀을 적극 소비하도록 유인하는 게 도내 농가들을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봤다.
이 의원의 선택은 김밥이었다. 광교에서 김밥축제를 기획·개최, 참외김밥과 부추김밥 등 저마다의 시민들 입맛을 겨냥해 지역별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들을 선보이는 데 앞장섰다.
"시민들과 함께 김밥을 만들고 또 시식과 판로 개척까지 해가면서 의정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주변 분들이 저를 '지역 밀착형 도의원'이라고 불러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스스로를 '헬퍼'라고 규정했다. 농어민들을 비롯해 지역 곳곳에서 봉사자로 뛰며 돕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 이 의원은 광교지역 아파트 입주자대표협의회와 장애인 후원단체 홀씨에서 활동하는 등 줄곧 봉사하는 위치에 있었다.
"정치인은 무엇이든 도우라고 있는 직업 아닙니까?"
다음은 이오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광교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최초로 받았다. 아파트 내에서 봉사를 하며 아파트입주자대표협의회장과 더 나아가 광교신도시 전체 입주자대표협의회장을 맡았다. 또 지역의 광교 장애인주간보호시설에 있는 '홀씨'라는 후원단체를 만들어 10년간 활동을 해왔다.
당시 광교지역 현안이던 광교역 신분당선 패싱과 관련해 주민들과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대표였던 정치인들은 무관심했고 또 소통이 잘 안됐다. 이런 건 잘못된 정치였다.
또 전임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5개월을 앞두고 공공기관 이전을 발표를 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경기도청 앞에서 삭발식을 했다. 군대 다녀온 후 처음 삭발을 해서 심적으로 상당히 부담됐지만 많은 주민들과 기자들이 관심을 가져줬다. 이런 과정을 하며 지역 현안을 주민들과 공유하며 함께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고 그것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다.
Q. 경기도의회 입성하며 포부가 있었을 것 같은데?
기존 정치는 지역 주민과의 소통의 부재가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주민들과의 소통이었다. 지역 단체 19곳에서 추천서를 써주셔서 공천을 받고 또 주민들의 선택을 받게 됐다. 광교신도시의 지역현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 싶다. 그것이 믿고 선택해 주신 주민들에 대한 보답이다. 그런 사명감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 있다면?
두 가지 의정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우선 전국 최초로 '경기도 사이버 식물병원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대표발의 했다. 요즘 사무실이나 아파트 내에서 화분을 키우는 걸 반려식물이라고 한다. 많은 분들이 실생활에서 화분을 키우며 치유를 받는다.
사실 실내에서 화분을 키우는 건 상당히 어렵다. 잘 키우는 분들도 있지만 잘못 키워 반려식물이 빨리 고사되는 경우도 있다. 반려식물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사이버 식물병원에 사진을 찍어 보내면 병충해 감염 예방이나 진단을 해준다. 경기도민들이 식물을 키우며 실생활에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드린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또 하나는 광교 장애인주간보호시설 '홀씨'의 시설 이용자분들과 경기도 농정해양위원회 산하기관 6곳에 현장 방문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예를 들어 해양안전체험관은 일반 시민들이 가서 해양 안전을 체험할 수 있지만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상당히 부족했다. 현장 방문을 통해 장애인분들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
또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은 도심에서도 아주 수려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휴양림이다. 일반인들은 편안하게 가지만 몸이 불편한 분들은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탄소 12인승 전기차를 도입했다. 전기차를 타고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런 기회를 마련했던 것에 상당히 뿌듯함을 느낀다.
Q. 농정해양위원회의 주요 현안이 있다면?
작년부터 쌀 소비촉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역구가 도심인 광교신도시다 보니 어떻게 쌀을 소비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 쌀은 농촌에서 생산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쌀 소비다. 올해 상반기에 컨벤션센터에서 김밥축제를 개최했다. 쌀을 많이 소비하는 음식 중 하나가 김밥이다.
경기도 지역의 질 좋은 쌀과 특산물을 활용해 김밥을 만들었다. 특히 김밥 속 재료를 여주의 참외를 절여 넣은 참외김밥, 양평의 부추를 넣은 부추김밥 등 지역 특성에 맞게 여러 가지 김밥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김밥축제처럼 도시민들에게 경기도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 하나는 경기도 내 축산농가의 악취문제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작년 국외연수로 핀란드를 다녀온 후 피트모스라는 습지대 이끼를 도입하게 됐다. 피트모스는 유럽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
최근 피트모스를 이용하고 있는 안성의 어느 목장을 현장방문을 했다. 그곳에서 축산악취를 해결할 방법을 찾은 것 같다. 직접 소 분뇨를 손으로 퍼서 냄새를 맡아봤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또 파리나 모기 등 병해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피트모스를 활용하면 축산분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고 경기도내 토양의 질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경기도 내 4개 권역(6개 샘플 농장)에 피트모스를 이용한 샘플 농장을 만들어 축산악취 저감 상황 데이터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 데이터를 축산농가들에게 널리 홍보해 경기도 전체로 퍼져나가 축산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후반기에도 축산악취 해결과 경기도 농업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
Q. 경기도 농업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고향이 경상북도 영주다. 지금도 부모님께서 농업에 종사하고 계시고 어릴 때부터 농업을 접하다 보니 농업에 대한 지식을 얻게 됐다. 소 한 마리 없는 광교가 지역구이지만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농업인을 보유한 경기도 농업에 애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또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기농업에 관심이 많아졌다.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하반기 2년도 농정해양위원회에서 열심히 활동하겠다.
Q. 지역구 수원시의 주요 현안이 있다면?
지역현안은 2가지가 있다. 공공기관 이전 관련한 원상복귀 그리고 광교 개발 이익금의 조속한 정산이다. 우선 공공기관 이전은 현재 경기융합타운 내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 이재명 전 지사가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핑계를 대며 발표를 했다.
공공기관은 그 목적에 맞게 설계가 됐다. 완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료를 주고 공공기관이 북부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주민입장에서는 상당히 납득하기 어렵다. 또 경기도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처사다. 공공기관 이전이 아닌 원상복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당하다.
또 광교신도시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지금까지의 광교 개발 이익금을 정산할 필요가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경기도, 용인시, 수원시, 경기주택도시공사의 판단이 나오면 그 결정에 따라 결산을 하게 된다. 그 결산에 따라 지역 현안에 대한 부분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 부분을 임기 내 꼭 해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어떤 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펼치나?
기존 정치인들은 지역 주민이나 국민들에게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됐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한 지 약 2년이 됐지만 사실 정치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지역을 위해 주민들의 현안을 해결해 주고 주민들이 바라는 것들에 대해 행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치인보다는 지역을 위한 봉사자라고 항상 생각하고 활동을 하고 있다.
Q.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경기도의회가 있는 지역구이기 때문에 오고 가며 지역 주민들을 접할 기회가 상당히 많다. 정치를 떠나 주민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싶다. 주민들에게 가장 편안한 상대로 여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지역의 봉사자로 지역 밀착형 도의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Q. '이오수는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오수는 헬퍼(Helper)'라고 정의할 수 있다. 지역 현안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 고민을 이야기해 주고 또 그 고민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래서 경기도 농어민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발로 뛰는 헬퍼'라고 표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