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10일 더불어민주당이 '계엄 준비설'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방첩‧수방‧특전사령관과의 공관 회동 사실을 인정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들 3사령관을 경호처장 공관에 부른 이유에 대해 "3,4월 정도 된 거 같은데 격려식사 한 번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 경위에 대해, 지난해 연말쯤 전임 신원식 장관이 대화 도중 과거 대통령경호처장이 3사령관들을 가끔씩 불러 격려했던 기억을 떠올리자 실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3개 부대는 대통령 경호와 긴밀한 연관을 가진 부대"라며 "그래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정부에서 경호처장들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1년에 4~5번, 적게는 1~2번 격려식사를 해오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상적이고 관례적인 경호활동으로 봐야지, (이것을) 어떻게 불법이라 말씀하느냐"고 질의자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에게 되물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박선원 민주당 의원의 폭로성 질문에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여러 가지 선동적인 말씀을 하시는데"라고만 말했을 뿐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흘 뒤인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선 당시 신원식 장관이 "과거부터 관례로 경호처장이 적절한 접촉 유지나 격려는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방첩‧수방‧특전사령관과 회동한 사실이 제3자를 통해 간접적이나마 처음 확인된 것이다. 당사자인 김 장관이 10일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격려식사'가 역대 모든 정부의 관행이었다는 식의 김 장관의 주장은 사실과 명백히 다른 부분이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수방사령관을 지낸 김도균 예비역 육군중장은 지난 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25개월 수방사령관을 하는 동안 그런 식의 회동은 단 한 번도 가진 일이 없다"며 "(그런 모임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2020년 5월까지 재임한 주영훈 전 경호처장도 지인에게 "(적어도) 나는 그런 적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