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2025년도 의대정원 증원 유예·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 의제를 두고 "대화에 전제조건은 없다"며 열린 입장을 내놓았다.
한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4자) 대화를 전제로 '무엇은 안 된다' 이런 건 없다. 대화를 해야할 때"라며 "대화를 출발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의체 의제에 제한이 없나'라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이어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년 증원 백지화', '장·차관 경질'도 논의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못하겠나.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저는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야당까지 들어오는 장을 만든 것"이라며 "이건 정부 마음대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야당도 의료계도 들어와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의료계도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참여해 여기서 대화해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그는 의료계가 전향적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 "지켜봐 달라. 여러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여야정 협의체'를 먼저 띄울 수 있는지를 두고는 "그 이야기 자체도 참여를 제한하거나 방해하는 것 같다. 우리 의제는 '국민의 건강' 하나다. 꼭 와줬으면 좋겠다"며 의료계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
한 대표 발언 직전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추진 과정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여야정협의체만 출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료계의 참여를 호소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의료계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대한 진정성을 믿고 참여해주신다면, 가능하면 회의를 일찍 개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2020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두고는 "지난 9일부터 대학 수시 모집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계시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 봐도 (2025년도) 증원을 수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한 대표와는 달리 논의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정책위의장은 "2026년도 정원에 대한 합리적인 안을 제시해주시면 제로베이스(원점)에서 검토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를 향해 김 정책위의장은 "협의체의 구성과 운영 자체가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그간 갖고 계신 여러 불편함과 불만을 거두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흔쾌히 동참하는 용단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의정갈등 관련 주무부처 장차관 경질 여부에 대해선 "협의체 출범과 해당 주무부처의 관계자의 인사 조치 문제는 별개의 문제이며 핵심적인 본질이 아니다"라며 "다만 공직자들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가 불편하지 않게끔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