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수립일, 즉 '9.9절'을 맞아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해 등에 따른 민심을 수습하고 연말을 앞두고 성과 달성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위대한 우리 국가의 융성번영을 위해 더욱 분투하자' 제목의 연설을 한 것과 관련해 "통상적으로 9.9절은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하는 자리가 아닌데 이례적으로 이번에 처음 연설을 했다"며 "연설을 통해 수해복구 작업을 기일 내 종료하고 정상화를 주문함으로써 재난을 극복하는 지도자상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현재 북한에서 추진 중인 지방발전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는 인정하면서도 그런 정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의구심 불식과 기대감 주입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은 주로 당 행사나 최고인민회의처럼 정해진 형식과 포맷에 따라 하는 것인데, 이번처럼 전혀 계기가 아닌 '정권수립기념일'에 연설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분석됐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 통상적으로 9월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으나 올해는 헌법 개정 문제 등으로 최고인민회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9.9절을 빌어 연설을 대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연설을 한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대중연설이 아니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 당·정·군의 주요 간부만을 모아놓고 연설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연설의 전문이 앞으로 출판 인쇄되어 당 및 정부기관들에 배포된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연설을 통해 핵 역량 강화를 거듭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중요 계기 때마다 핵 무력 강화 의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 강조한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수해복구의 어려움과 지방발전정책 추진에도 핵 무력에 대해 결코 포기하지 않고 발전시켰나가겠다는 취지"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