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태우는 이른바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 반려견 유모차 판매 급증으로 흔들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아기 유아용 유모차 판매 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의 경우 개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로 증가했다.
고급 반려동물 유모차 브랜드 에이버기의 프리미엄 모델 가격은 대당 1100달러(약15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업체는 당초 유아용 유모차도 선보였지만 한국 사업부는 몇 년 전부터 반려견 유모차만 판매하고 있다.
WSJ은 특히 반려견 유모차와 관련한 열띤 논쟁이 있었다면서 김문수 노동부장관이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개만 안고 다니고, 결혼 안 하고, 애 안 낳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WSJ은 최근 지역 여론 조사에서 20~49세의 한국 여성 2명 중 1명이 자녀를 가질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면서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친화적인 장소가 넘쳐나지만 레스토랑과 카페는 'No kids zone'을 선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려견용 유모차를 구입해 사용중인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김모씨는 WSJ에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너무 경쟁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아이가 있다면 지금처럼 반려견을 돌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