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가 뉴욕대학교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분야 '공동학위제(Joint Degree)'를 추진한다. 각각의 학교에 입학해 서로 수업만 교환하는 형태가 아니라, 두 학교가 함께 새로운 학과를 설립해 학생을 양성하는 개념이다.
카이스트는 뉴욕대학교와 9일 AI 분야 대학원 과정 공동학위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AI 및 이와 융합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공동연구 그룹을 운영해 온 양교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AI 관련 분야 대학원 과정의 공동학위제를 설계하기 위한 운영위원회를 올해 안에 설치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두 학교 교수진을 같은 수로 포함해 구성하며 △교육과정 구조 및 교과 구성 △교과 이수 로드맵 △교수진 및 학생 규모 산출 △예산 규모 산출 △운영시설 규모 및 내역 산출 △인증에 관한 법률적 사항 등이 포함된 공동학위제의 총괄 전략 기획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KAIST와 뉴욕대의 인공지능 공동학위를 상징하는 신규 로고의 개발도 진행된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공동학위제는 입학 할 때부터 두 학교가 같이 만든 과에 입학식을 하는 것"이라면서 "AI 알고리즘만 하는 게 아니라 폭넓은 응용이 될 것이고, 학생들을 뽑을 때는 학부 전공이 무관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인공지능 공동학위제가 시행되면 카이스트가 뉴욕대와 힘을 합쳐 '하나의 인공지능 학위'를 창조하는 사상 초유의 혁신적 실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와 뉴욕대학교는 2022년 6월 공동캠퍼스 구축을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한 이후, 캠퍼스 공유, 공동연구, 공동학사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이를 포함하여, 혁신적인 조인트 캠퍼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활발한 국제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2023학년도 2학기부터 학사과정 학생들의 교환학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선발 경쟁을 통해 카이스트에서 30명, 뉴욕대에서 11명의 학생이 선발돼 참여 중이다. KAIST 학생들의 경우 뉴욕대학교에서 6개의 부전공 프로그램 중 하나를 이수하게 되면, 졸업 시 해당 부전공의 이수가 명시된 학위를 받게 된다.
양교는 학사과정 교환학생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석·박사 과정 학생을 위한 복수학위(Dual Degree) 제도 도입에도 합의해 현재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2023년부터 현재까지 인공지능과 융합한 15개 분야에서 미래 공동연구 기획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인공지능과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10개 분야 국제 공동연구를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