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가족에게 정부가 하고 있는 작태는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정치 탄압이다.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에게 이같이 말했고,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 또는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당하고 강하게 임하겠다"며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은 지난 정부에서 진행됐던 검찰개혁이 미완성으로 남았고, 검찰 수사가 '흉기' 그리고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돼 있는 현실에 대해 함께 개탄하며 공감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 집권해서 나라를 엄청나게 혼란으로 몰아 가고, 국민들에게 불안을 일으키고 있는 일에 대해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민생과 정책뿐만 아니라 안보와 국방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으로 행보를 보이면 어떻겠나.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일사불란한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며 "재집권을 위해 지지층의 기반을 넓히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 지난 총선에서 부산이 45% 득표율을 보였는데 좀더 관심을 갖고 행동하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는 이른바 '가짜 뉴스'에 대해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감정의 골을 만드는 가짜 뉴스로 인해 우리 내부가 흔들리거나 분열돼선 안 된다"며 "가짜 뉴스에 우리 민주당 내부가, 지지자들이 서로 분열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조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친문계를 수용하라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의미가 아니다. 외교·국방·안보는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하다고 주장했던 것들인데, 그렇지 않고 엉망을 만들고 있다"며 "민주당이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좀더 준비를 잘 하면 당 지지층의 외연이 넓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갈등과 분열의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두 분을 갈라 놓으려고 하는 이간질이나 가짜 뉴스 같은 것들에 대해 주의 깊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공감하신 것"이라며 당 내 화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강하고 일사불란하게 결집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평가했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가짜 뉴스에 대해 잘 대응해 나가면 좋겠다고 크게 2가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현장을 찾은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외교안보 분야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외교·안보·국방·보훈 상황이 너무 좋지 않고 과거 정부보다 많이 퇴행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외교·안보·보훈·국방에 있어 어떤 생각으로 임했는지, 외교 전략과 국가 생존 전략을 어떻게 다져 가야하는지를 담았다. 많이들 읽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