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오콘의 상징 '딕 체니'도 트럼프에 등 돌렸다

딕 체니 "미국 역사에 가장 위협이 되는 인물"
딸인 리즈 체니 전 의원도 최근 '해리스' 지지
'미 의사당 난입 사태'로 양측 결별 수순 밟아
앞서 故매케인의 막내아들로 "해리스 뽑겠다"

체니 전 부통령 부녀. 연합뉴스

두달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이 해리스·트럼프간 초박빙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네오콘'(신보수)의 상징인 딕 체니 전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248년 역사에서 트럼프보다 우리 공화국에 더 큰 위협이 되는 인물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도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해 청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공화당 내에서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리즈 체니 전 의원은 앞서 지난 4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딸과 마찬가지로 과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해왔다. 
 
2022년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리즈 체니의 선거 광고에 출연한 딕 체니는 "트럼프가 유권자들로부터 거부당한 뒤 거짓말과 폭력으로 권력을 지키려 함으로써 선거를 뒤집으려 했다"며 "트럼프는 겁쟁이"라고 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대선에서 딕 체니와 리즈 체니가 모두 트럼프에게 투표했으나 이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6 미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지면서 양측은 결별 수순을 밟았다. 
 
리즈 체니는 2021년 '미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의 폭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던 리즈 체니는 공화당 지도부에서 쫓겨났고, 이듬해 지역구 경선에서 '친(親) 트럼프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보수 강경론자인 체니 전 부통령은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이라크 침공을 설계했다. 이로 인해 체니 전 부통령은 민주당 등 미국 내 진보 진영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1941년생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은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지난 2012년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공개장소에는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성명 발표 현장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3일에는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막내아들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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