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첫 판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논란 속에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부임 첫 경기 시작 전부터 야유를 받았는데 팬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대표팀은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B조 1차전에서 졸전 끝에 0 대 0으로 비겼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 정예가 총출동했지만 끝내 득점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이 FIFA 랭킹 96위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안방에서 팔레스타인에 완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일본 매체들도 한국 경기 결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닛칸스포츠는 '한국, 홈에서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에 0-0, 만원 객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이 매체는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만원인 5만9576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4-2-3-1 시스템으로 일방적으로 공격했지만 골망으로 향하는 슛은 적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특히 전반 유효 슈팅은 1개뿐"이라면서 "반대로 상대에게 골을 내줬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실점은 피했다"고 덧붙였다.
닛칸스포츠는 또 "후반에는 슛 기회가 늘었지만 골대를 때리는 등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면서 "경기 도중부터 객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고 경기 후에는 수비수 김민재가 관중석 앞으로 뛰어가 화를 억누르는 듯한 제스처를 보일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홍 감독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홍 감독은 당초 대표팀 사령탑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후 말을 바꿨고, 대한축구협회는 외국인 사령탑 대신 홍 감독을 염두에 두고 차기 사령탑을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축구 매체 게키사카도 "한국은 전반 주민규(울산 HD)의 헤딩슛이 빗나가고, 이강인의 날카로운 슛이 골키퍼에 막혔다"면서 "후반에도 이강인의 프리킥이 선방에 막히고, 손흥민의 결정적인 슛이 골 포스트를 직격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오른발 슛이 오른쪽 골 포스트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게키사카는 "한국은 막판까지 맹공을 퍼부어도 1점이 멀었고, 경기가 끝났다"면서 "팔레스타인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월드컵 최종 예선을 무승부로 시작했다"고 촌평했다. 반면 C조의 일본은 중국과 첫 경기에서 7 대 0 대승을 거두고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는 다른 출발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