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하자 미국 백악관은 곧바로 "선거개입을 중단하라"며 차단에 나섰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후보는 바이든 현 대통령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그가 불출마하면서 해리스 지지를 요청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어느 후보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이라며 "그는 더 경험이 있고 더 예측할 수 있는 인물이며 옛날 정치인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날 푸틴의 '해리스 지지' 발언은 일종의 '농담'처럼 들렸고, 실제로 포럼 사회자와 청중들은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고,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의 승리를 원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틴의 발언은 '뼈있는' 농담이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일 러시아 국영 방송인 RT의 보도 책임자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RT 관계자들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친러시아 메시지를 확산하기 위해 미국 SNS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따라 푸틴이 대선 개입 혐의로 러시아 언론을 제재한 미국 정부를 비꼬려고 계산된 발언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해리스의 풍부하면서 '전염성 있는' 웃음은 그가 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는 그 어떤 대통령보다 엄청나게 많은 제재를 러시아에 부과했다"면서 "해리스가 '잘한다면' 그런 행동을 자제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발언 말미에 "미국의 새 대통령은 미국 시민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미국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푸틴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미국 정부는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결정하는 유일한 사람은 미국 국민"이라며 "푸틴은 어느 쪽으로든 누구도 선호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하며 "(북한의) 김정은 같은 독재자들과도 가까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분을 자랑하는 푸틴, 시진핑, 김정은 등과 분명한 거리를 둔 것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 정상들을 상대하기는 버거울 것"이라며 "나는 그들과 잘 지낼 것이고, 집권하면 곧바로 우크라이나전쟁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