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가 지금 되게 엄청 재미있고 특이한 위치에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은 '귓속말'하는 걸 들을 때죠."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시즌1에 이어 시즌2를 연출한 정종연 PD가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수십 대 카메라로 모든 참가자들 모습을 찍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묻자, 정 PD가 웃으면서 내놓은 답이다.
정 PD는 지난 2일 경기도 파주 한 스튜디오에 마련된 '데블스 플랜2' 세트장에서 "솔직히 사람 놓치지 않는 것에 바빠서 생각할 틈이 없다"면서도 "그들은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인데 나한테는 다 들려 좀 짜릿하고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은 참가자들이 외부와 고립된 채 일주일 동안 합숙하며 두뇌 게임을 통해 최종 우승자 1명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는 하석진을 비롯해 곽준빈, 궤도, 박경림, 서동주 등 12명의 다양한 참가자들이 나와 우승 경쟁을 펼쳤다.
당시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 '23개국 톱10 리스트 진입' '글로벌 톱10 TV쇼 부문 3위'를 달성하며 국내외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돌아온 '데블스 플랜2'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참가자 수가 시즌1보다 2명 더 늘어난 14명이 되면서다.
또 24대의 ENG 카메라가 사용됐고, 고정된 카메라까지 더하면 150대에 달한다고. 여기에 무대 규모도 시즌 1보다 확연히 커졌다.
정 PD는 "시즌1에는 600평 정도의 스튜디오를 빌려서 했는데, 이번 시즌2에는 1천 평"이라며 "시즌1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들이 조금 더 욕심났다"고 말했다.
'데블스 플랜2'는 시즌1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그는 "시즌1은 시즌1대로 매력이 있었지만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시즌1하고 분위기도 다르다. 출연자를 선정하는 부분부터 룰의 디테일까지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끔 준비했고, 실제로도 다르게 나왔다"고 자신했다.
이어 진행되는 게임 개발에 대해 "'더 지니어스' 오프라인 모임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을 접촉해 팀을 꾸렸다"며 "일요일마다 저랑 같이 회의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절반 정도가 이 팀에서 게임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정 PD는 이번 '데블스 플랜2'를 촬영하면서 사람의 '야망'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는 "꼭 우승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는 사람도 있고, 우승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며 "저는 그게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야망의 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야망을 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혹은 어디서 양보할 수 있는지를 많이 느꼈다"며 "그 야망 때문에 잔인성이 나온다거나 그런 요소들이 꽤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 PD의 목표는 명확하다. 그는 "'오징어 게임'처럼 되면 좋겠지만, 굳이 머릿속에 담고 사는 건 아니"라며 "단순하게 다음 시즌을 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게 저의 소박한 꿈"이라고 웃었다.
'데블스 플랜2'는 오는 내년 2분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