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재점화하며 코스피가 3% 하락하며 한 달 만에 다시 26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 빠진 2589.94로 출발해 낙폭을 키워 3.15% 내린 2580.8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3% 넘게 하락한 것은 지난달 5일 '블랙 먼데이' 당시 8.76%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2600선을 마지막으로 하회한 거래일은 지난달 9일(2588.43)이다.
코스닥도 2.86% 하락한 738.59로 장을 시작해 하락세를 거듭하며 3.76% 내려앉은 731.75로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진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1조원에 육박한 986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규모 역시 지난달 5일 1조 5198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326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495억원 규모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기관은 코스피에선 7307억원을 쏟아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전체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반도체 종목이 급락했다. 전장보다 10%에 가까운 하락폭으로 15만 2900원으로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소폭 회복했지만 8% 빠진 15만 4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3.45% 하락한 삼성전자는 간신히 7만원선을 방어하며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2.8%)과 셀트리온(-3.45%), KB금융(-3.91%), 포스코홀딩스(-3.2%), 신한지주(-2.97%) 등도 3% 안팎으로 빠졌다.
이밖에 일본 니케이225와 대만 가권 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4.24%와 4.52% 하락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미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8월 ISM 제조업 PMI 지수는 47.2로 시장 기대치(47.5)를 밑돌면서 5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행적 성격이 강한 신규주문은 44.6으로 1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도 경제와 물가가 예상처럼 유지된다면 추가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초 발생한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도 고개를 들면서 나스닥 지수가 3.26%, S&P500 지수가 2.12% 각각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9.5% 하락하는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7.75% 폭락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엔화 강세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지고, 경제지표 악화로 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반도체 업종 하락 및 위험자산 축소로 이어졌던 8월 블랙 먼데이의 과정을 다시 밟는 양상"이라며 "6일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가 남았다는 점에서 관망세 및 하방압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