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부결'(종합)

시민단체·정당 "제 식구 감싸기, 규탄대회·무제한 발언 등 항의 이어나갈 것"
이중호 윤리특별위원장 "징계 유야무야…굉장히 실망"
징계안 수정 발의 안 돼…송 의원 징계 절차 종결될 듯

대전시의회 송활섭 시의원. 시의회 제공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송활섭(무소속·대덕구2) 대전시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됐다. 이로써 이번 사안과 관련해 송 의원은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고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대전시의회의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나오는 등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대전시의회는 4일 제28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송활섭 의원의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7표, 반대 13표, 기권 1표로 집계됐다.

의원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송 의원은 지난 2월 총선 후보 캠프 여직원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해에는 시의회 직원을 성희롱한 의혹으로 국민의힘 대전시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1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4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8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김미성 기자

앞서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윤리특위 회의를 열고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거쳐 송 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

하지만 징계안이 부결되면서 이번 징계 절차는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제명'보다 낮은 수위의 수정 징계안이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중호 윤리특별위원장은 "현재의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판단을 한 번 받았기 때문에 이 사안만 가지고 (징계를) 다시 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이후에 기소가 된다거나, 판결이 나온다거나 새로운 사정이 추가된다면 그때는 새로운 징계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의원들이 묵과하거나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며 "크든 작든 반드시 징계가 있어야 했는데 징계가 유야무야된 것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에 대해 조원휘 시의장은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의장으로서 개입하거나 중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개개인 의원들의 뜻을 존중해서 의장으로서 회의 진행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정의당 등 정당들은 4일 오전 시의회 앞에서 송활섭 시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미성 기자

지역 시민단체 등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송 의원의 제명안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대전 지역 시민단체는 "대전시의원들은 피해자도 시민이라는 것을 잊었는가"라며 "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를 내놓고 2년 후 선거가 두렵지도 않은가. 조원휘 시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시민들은 주민소환을 비롯한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는 시의회 1층 로비에서 규탄대회와 무제한 발언 등 항의를 이어 나갈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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