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50여개국 정상과 대표가 중국에 집결했다. 6년 만에 열리는 개막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 등 서방진영에 맞선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간 밀착을 과시할 계획이다.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올해 FOCAC는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축'을 주제로 오는 6일까지 사흘간 개최된다. 3년마다 열리는 FOCAC는 코로나19 사태로 한차례 건너뛰며 6년만에 개최됐다. 중국은 이번 FOCAC를 최근 몇년간 중국에서 열리는 최대규모 다자회의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번 FOCAC에는 아프리카 50여개국 정상과 대표가 참석한다. FOCAC가 열리기 전부터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이 베이징에 속속 집결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짐바브웨, 말라위, 케냐 등 베이징을 찾은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진영의 대중국 견제에 맞서 우군확보가 시급한 중국은 이번 FOCAC를 통해 '글로벌사우스'간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맹주 지위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국제 정세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사우스는 독립 자주와 단결 협력을 토대로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대외 확장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이미 10여년 전부터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이어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이 처음 나온 지난 2013년부터 약 7천억 달러(약 939조원)를 아프리카에 투자했다.
중국이 차관 형식으로 돈을 빌려주거나, 중국 기업들이 직접 아프리카로 건너가 도로나 철도, 항만, 공항 등 각종 인프라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부채의 덫'이라는 비판도 강하게 제기되지만 경제·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개발에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년간은 일방적인 투자와 지원을 통한 '친중국가' 확보가 주목적이었다면, 최근들어서는 아프리카 각국에 대한 중국의 시장개척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미국과 EU 등 주요 시장이 중국에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중국은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서방진영의 견제가 집중되고 있는 전기차 등 신에너지 제품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이 아프리카에 수출한 신에너지 자동차, 리튬 배터리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와 109% 급증했다.
케냐 정부 고문이자 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므왕기 와치라는 최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측면에서 신에너지 부문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 중 하나이며, 중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으로부터 빌린 돈과 그에 대한 이자가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양측 무역에서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앞으로 무역적자를 줄이고 무역구조를 개선하고 싶다"고 볼멘소리를 한 것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