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 지역에 극심한 여름 가뭄이 이어지면서 강릉시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가운데 지난 주 태풍 '산산'의 간접 영향 등으로 비가 내리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 주 연이어 내린 단비로 강릉지역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50% 가까이 오르면서 제한급수 등의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48%를 보이고 있다. 전날 47.8%에 비해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평년 저수율 72%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다만 강릉지역 11곳의 평균 저수율이 54%까지 상승해 평년 대비 60%를 넘어서면서 농어촌공사 기준 가뭄 '주의'에서 '관심' 단계로 하향됐다.
이에 따라 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면서도 가뭄 대응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달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즉시 가동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1단계로 낮추고, 비상 급수로 운영을 중단했던 공공수영장 3곳도 지난 3일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시는 이번 주에도 한차례 강수 예보가 있지만 유동적인 만큼 재대본 1단계를 유지하고 범시민 '물 아껴쓰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강릉시 조근형 재난안전과장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50% 가까이 오르기는 했지만 평년 수준으로 완전히 해갈되기까지는 부족해 당분간 재대본 1단계는 유지할 예정"이라며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시민들께서는 물 아껴쓰기 캠페인에 지속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주 최대 15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삼척지역의 저수율은 88%까지 상승해 가뭄이 해갈된 상황이다. 반면 속초와 양양, 고성 등 영북지역은 여전히 20~30%대의 낮은 저수율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지자체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