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에 2024 파리올림픽을 기념하는 오륜 조형물을 영구 설치하겠다는 파리 시장의 계획에 에펠탑 설계자 구스타브 에펠의 후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에펠후손협회는 성명에서 "135년 전 세워진 이래 파리의 상징, 나아가 전 세계에서 프랑스의 상징이 된 에펠탑에 외부 조직의 상징이 영구적으로 추가되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지난달 31일 보도된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오륜 조형물을 에펠탑에 남기기로 합의했다며 "파리 시장으로서 결정은 내게 달렸다"고 말했다. 에펠탑은 파리시 소유로, 파리시가 에펠탑 운영 업체 SETE의 대주주다.
구스타브 에펠의 손자이자 이 협회 회장인 올리비에 베르텔로 에펠은 AFP 통신에 "패럴림픽 이후 얼마 동안 오륜기를 그대로 두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에펠탑은 광고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협회의 부회장인 사뱅 예트만 에펠은 BFM TV에 출연해 더 강하게 이달고 시장의 계획에 반대했다.
그는 "파리와 프랑스의 상징이 된 에펠탑은 더 큰 대의를 강조하는 데 종종 사용된다"며 에펠탑이 올림픽이든 무엇이든 특정 이미지와 영구적으로 연결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펠탑은 인권 문제를 부각하거나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 등을 표출하는 데 곧잘 이용된다.
이달고 시장의 숙적이자 사임한 라시다 다티 문화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이를 발표하기 전에 유산 보호를 위한 모든 절차와 협의가 존중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국제 청원사이트에는 오륜 조형물 영구 설치에 반대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이는 "파리올림픽은 축제의 장이었지만, 이 축제의 계절이 끝나면 우리의 상징적인 기념물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2일 오후 현재 이 청원엔 5천700여명이 동참했다.